후티 고문 "사우디 지원하면 역내 미국 시설 타격" 경고

입력 2026-09-23 20:37  

후티 고문 "사우디 지원하면 역내 미국 시설 타격" 경고


친(親) 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 후티가 미국을 향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원하기 위해 예멘 분쟁에 개입하거나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에 나설 경우 중동 내 미국 관련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베드 모하메드 알사우르 후티 군사 고문은 수도 사나에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함대를 동원해 군사적으로 개입하거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제하려 든다면, 이는 레드라인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알사우르 고문은 "미국이 사우디를 돕는 도박을 감행한다면, 우리 주변에 있는 미국과 관련된 모든 시설을 타격 목표로 간주할 것이며 그 어떤 예외도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선박에 대해서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겠다"고 위협했다.

후티가 이처럼 미국의 개입 가능성에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은 최근 사우디와 예멘 정부가 후티 격퇴를 위한 외부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한 바 있다.

후티는 이달 들어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도시와 섬을 장악했다. 최근 교전에서는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내면서도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을 홍해 연안에서 완전히 몰아냈다. 후티의 무인기와 미사일 공격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포함한 주요 시설까지 겨냥하고 있다.

알사우르 고문은 후티가 이란의 지시를 받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이란은 우리에게 우호적이고 형제 같은 동맹국이지만 우리에게 지시를 내리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주권과 의사 결정에 있어 독립적"이라고 말했다.

후티 측은 지난 7월 교전이 재개되며 4년여간 이어지던 휴전이 깨진 뒤 사우디가 예멘에 수백 차례 공습을 가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비난하고 있다. 최근 전투는 걸프 해역에서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양측 동맹 세력이 맞붙는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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