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사상 최악의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 사이에 45만 명가량이 더위로 숨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대 기후영향연구소는 올해 9월부터 내년 2월 사이 엘니뇨로 인한 극심한 더위 때문에 약 45만1000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평년의 사망자 수에 더해지는 '초과사망' 추정치로 엘니뇨가 없었을 경우 예상되는 사망자 수보다 얼마나 더 늘어날지를 모델링한 수치다.
엘니뇨는 적도 인근 동태평양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전 세계에 이상기후를 일으키는 현상으로 연구진은 전 세계 2만4000여 개 지역의 기온과 초과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뒤, 장기 기온 전망치를 결합해 1996~2025년 평균 대비 엘니뇨로 인한 초과 사망자 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주로 가난하고 인프라 시설이 덜 갖춰진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별로는 나이지리아가 3만1400명이 숨져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고, 그다음으로는 인도네시아(1만9300명), 수단(1만7500명), 인도(1만5800명), 브라질(1만33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5개국 가운데 4개국이 남반구에 있는 국가다.
필리핀·베트남·태국·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의 사망자도 1만9400명으로 예측됐다. 반면 선진국에선 온열 사망자가 많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3500명)과 이탈리아(780명) 등 선진국으로 분류된 국가의 예상 사망자를 모두 합쳐도 전체 사망자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지상파울루는 이날 보도했다. 사망자 수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만 계산한 것으로, 엘니뇨에 따른 가뭄·산불·홍수 등으로 발생한 추가 사망은 포함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엘니뇨 때문에 육지의 기온이 평년보다 약 1.2도 높아지고 극심한 더위가 나타나는 날은 평년보다 4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취약계층 가구 방문, 무더위 센터 운영, 야외 노동자 보호 등을 권고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타마 칼튼 기후영향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긴급 대응을 강화하고 노력을 올바른 곳에 집중한다면 올해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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