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돌아가면 아내에게 가장 먼저 메달을 목에 걸어주겠습니다."
4번째 도전 만에 올라선 포디움, 한국 경보의 '간판' 최병광이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는 아내였다.
최병광은 24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하프마라톤 경보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받은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지난 7월 첫째 아들 재건이가 태어났는데, 이번 대회를 준비하느라 며칠 보지 못하고 전지 훈련지로 떠났다"며 "아내와 아들이 매우 보고 싶다. 특히 고생하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동메달에 아내도 감격했다고 한다.그는 "아내가 (메달을 따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래도 이게 되네'고 감격스러워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아내는 내가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면 가장 먼저 메달을 목에 걸어줄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날 최병광은 결혼반지를 끼고 시상대에 올랐다. 23일 열린 경기에서도 그는 반지를 끼고 경기에 임했다. 최병광은 "반지는 항상 끼고 있다"며 웃었다.
최병광은 도전의 아이콘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 도쿄 올림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향한 도전과 실패를 반복했다.
그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주변 평가에도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고독하지만 걷고 또 걸으며 꿈을 향해 전진했다. 그리고 23일 일본 나고야 도로 코스에서 열린 남자 하프마라톤 경보에서 1시간 28분 35초의 기록으로 중국 스성지(1시간 23분 32초), 일본 야마니시 도시카즈(1시간 28분 01초)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꿈에 그리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병광은 유창한 일본어와 영어를 선보여 취재진들을 놀래키기도 했다. 그는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통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일본어로 "솔직히 오늘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가 아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라며 "야마니시 도시카즈나 중국 선수 등 현재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뤄 얻은 동메달이라 운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일본어 실력에 대해서는 "아직 내 일본어는 아이 수준"이라고 겸손하게 운을 뗀 뒤 "중학생 시절부터 일본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방송 프로그램 등을 매우 좋아해 혼자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영어로 직접 답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으로 생각하고 임했던 최병광은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며 "은퇴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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