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식 행사 연설에서 공통적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추축국과 싸웠던 경험을 강조했다. 환영식 행사는 10시에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 남쪽 행사장에서 시 주석 부부를 맞이했다. 10여명의 중국 기자단이 백악관 브리핑룸을 거쳐 행사장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랜드포이어에서 열린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2016년 처음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시 주석과 "상호 존중과 양국 국민의 핵심 이익을 바탕으로 진정으로 훌륭한 우정을 쌓아 왔다"고 표현했다. 두 사람이 "일본(2019년 오사카), 한국(2025년 부산 김해), 베이징(지난 5월), 플로리다 팜비치(2018년)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만났는데 백악관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가 역사를 통틀어 함께 이룰 수 있는 일이 많다고 확신한다"면서 지난 2차 세계대전 당시 "동맹국으로 함께 이룩한 위대한 성과"를 언급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에는 미국과 중국, 소련 등이 포함됐다. 이후 미국은 소련과 냉전을 치렀으며, 중국는 경쟁 관계가 됐다. 반면 당시의 추축국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은 현재 미국과 동맹 관계다.
그는 당시 "용감한 미군 조종사들이 자원하여 중국으로 건너가 싸웠다"면서 이들이 '플라잉 타이거즈' 부대였다고 했다. 또 미국 해병대가 중국인들과 교류하며 접한 중국어 표헌 '겅호(Gung ho·工合)'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힘을 합쳐 그 전쟁에서 승리했듯이, 시 주석님과 저 또한 양국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계속헤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시 주석은 특유의 장중한 표현으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과 미국은 모두 위대한 국가이며, 양국 국민 또한 위대한 국민"이라면서 "오늘날 세계와 시대의 변화, 그리고 역사적 전환점을 마주하여, 중국과 미국은 양대 강국으로서 인류의 발전과 진보를 이끌어야 할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5월 베이징 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건설적 전략적 안정관계'라는 표현을 강조하면서 "올해 대통령님의 중국 방문 당시 전략적 안정성을 갖춘 건설적 중미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양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폭넓은 환영을 받았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님과 저는 서로를 존중하며, 개인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다"고 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의 이익은 깊이 얽혀 있으며, 우리가 함께 협력할 여지는 매우 많다. 중미 협력이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협력 없이는 세계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발언 중에는 뼈가 있는 부분이 많았다. "중국은 문호를 활짝 열어두고 있으며, 중국에 투자하고 사업을 하려는 미국 기업들을 환영한다. 우리는 중국 기업들 또한 미국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기를 희망한다"고 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중국과 미국은 양대 강국으로서 협력하면 이익을 얻지만 대립하면 양측 모두 손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5월에 이어 다시 한번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극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경쟁을 굳이 피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의 경쟁은 건전해야 하며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시 주석은 말했다. 아울러 "중국과 미국은 '충돌과 대립 금지'라는 원칙을 지켜야 하며,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지구상에서 두 위대한 국가가 조화롭게 지낼 수 있는 올바른 길을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부분도 눈에 띄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세계대전 언급에 이어 시 주석도 당시 상황을 거론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과 미국은 파시스트의 침략에 맞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웠다. 중국 국민도, 미국 국민도 그 역사를 결코 잊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판다 칭칭과 푸솽이 애틀랜타 동물원에 도착할 것이며, 앞으로 5년간 미국 청년 10만명을 중국에 초청해 학술 및 문화 교류를 진행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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