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미·중, 관세전쟁 휴전 두 달 연장…핵심 갈등은 그대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25일(현지시간) 월가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백악관의 성대한 환대가 눈길을 끌었지만, 무역과 인공지능(AI) 등 핵심 현안에서 구체적인 합의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양국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가장 분명한 성과는 무역 휴전 연장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양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기존 합의를 두 달 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은 관세 인하나 AI 협력 창구 신설 같은 추가 조치를 기대했지만, 구체적인 발표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구로 부르며 우호적 분위기를 강조했고, 시 주석은 AI가 인간의 통제 아래 발전하도록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대만, 기술 경쟁,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 무역 관행 등 갈등 요인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중국 측은 시 주석이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경을 요구했다고 밝혔지만, 백악관은 회담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회담은 시 주석이 미국에서 국빈 수준의 환대를 받았다는 점에서 외교적 성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이 관세, AI, 대만 문제에서 중국으로부터 어떤 실질적 양보를 얻었는지는 아직 뚜렷하지 않습니다.
2. 국채금리 5% 시대…“저금리 시대 끝났다”
미국 국채금리가 주요 만기물 전반에서 5% 안팎까지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단순한 채권시장 약세가 아니라 저금리 시대가 끝나는 구조적 변화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미국 5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습니다. 2년물을 제외한 주요 만기 국채금리도 대부분 5% 부근 또는 그 위에서 거래됐습니다. 미국 국채시장의 평균 수익률은 5.05%로 올라 2023년 고점인 5.12%에 가까워졌습니다.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은 복합적입니다.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유가, AI 투자 붐에 따른 자금 수요, 국내총생산(GDP)의 약 5.5%에 이르는 재정적자, 40조달러 규모의 정부부채가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물가가 Fed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2010년대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가 오히려 예외적이었다고 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물가와 인구 고령화가 겹친 특수한 시기였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 수준에서 거래된 기간이 더 길었습니다.
문제는 높은 금리가 재정 부담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적자 보전과 만기 도래 국채 상환을 위해 계속 국채를 발행해야 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이 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한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금리는 가계와 기업에도 부담입니다. 모기지 금리는 다시 7%를 웃돌고 있고,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연체율도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반대로 신규 채권 투자자에게는 5%대 국채와 우량채권 수익률이 과거보다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3. 골드만삭스 “하이퍼스케일러 회사채 비중 축소”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I 성장성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회사채 공급 증가가 채권 가격과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압박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린지 로스너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멀티섹터 채권투자 책임자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추가 회사채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업종 전반을 비중축소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알파벳,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처럼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는 초대형 기술기업을 말합니다.
이들 기업은 AI 데이터센터, GPU, 서버, 전력 설비 투자 확대를 위해 수천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회사채 공급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되고, 기업의 차입 비용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AI 인프라 투자 위험이 빅테크의 재무제표에 잡히는 부채보다 더 넓게 퍼져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소는 2025년부터 2032년까지 미국 AI 인프라 투자액이 10조3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200메가와트(MW) 규모의 AI 학습용 데이터센터 단지 하나를 짓는 데는 약 82억달러가 필요합니다. 이 중 건물과 전력 인프라에는 약 26억달러, GPU 서버·메모리·네트워크·저장장치 등 컴퓨팅 장비에는 약 56억달러가 투입됩니다. 전체 비용의 약 3분의 2가 컴퓨팅 장비에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막대한 투자비를 빅테크가 모두 자체 재무제표 안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만큼, 합작법인(JV), 특수목적법인(SPV), 사모대출, 리스, 자산유동화, 장기 구매계약 등 복잡한 금융 구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춰주지만, 실제 위험이 어느 기업과 금융기관, 투자자에게 얼마나 쌓여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4. 빌 애크먼 “Fed 실수하는 것”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창업자는 AI와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고금리에도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다며, 전통적인 금리 인상 정책이 물가를 충분히 낮추지 못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애크먼은 초지능 경쟁에서 승리했을 때의 기대수익이 매우 크고 컴퓨팅 수요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지능과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금리 상승에 민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 경우 금리 인상은 수요를 줄이기보다 기업과 가계, 정부의 이자비용을 높여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애크먼은 또 “낡은 모델이 지금 패러다임에 맞지 않고 연준이 틀린 것이라면? Fed가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공동창업자도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AI 투자 확대가 금리를 밀어 올리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합니다. 다만 처방은 다릅니다. 금리 자체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며, 금리를 끌어올리는 근본 원인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막스와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공통된 시각은 명확합니다. 정부가 큰 재정적자를 지속하고 민간의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장기금리를 안정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금리는 증상이고, 근본적인 문제는 재정 규율과 과도한 자본 수요라는 진단입니다.
5. 모건스탠리 “AI 활용기업 함께 담아야”
모건스탠리는 AI 수혜 범위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장비를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AI 인프라 기업과 AI 활용 기업을 함께 담는 ‘바벨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쪽에는 엔비디아, 브로드컴처럼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기업을 두고, 다른 한쪽에는 AI를 실제 사업에 도입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을 편입하는 방식입니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독, 클라우드플레어, 다이나트레이스가 거론됐습니다. 이들 기업은 AI 애플리케이션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보안, 운영 기반을 제공합니다.
기술업종 밖에서도 AI 수혜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홈디포는 AI로 고객의 상품 검색과 재고·매장 위치 확인을 돕고, 물류와 재고 관리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프록터앤드갬블은 수요 예측과 생산·물류 관리에 AI를 활용하며, 코카콜라는 마케팅 효과 분석과 재고·물류 관리에 AI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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