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넉 달 만에 두 정상은 다시 만났지만 예상대로 갈등과 마찰을 봉합할 전면적 합의는 이루지 못한 채 헤어졌다.
트럼프, 최고 수준 의전 제공
23일 시 주석이 11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미국에 도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인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이례적으로 직접 나가 영접했다. 24일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을 했고 마지막 날인 25일 백악관 차담에 이은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방문을 끝으로 사흘간 함께하는 일정이 종료됐다. 사흘간 4차례에 걸친 두 정상의 만남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에 대한 극진한 환대, 화려하고 성대한 각종 이벤트가 돋보였다.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시점까지 양국 정부의 회담 결과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언론을 통한 간접적인 회담 결과물 전달은 미국보다는 중국이 더 적극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중국중앙TV 보도를 종합하면 가장 핵심이던 24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무역, 한반도·대만·이란·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안보, 인공지능(AI) 안전 문제 등 세계 경제와 안보를 관통하는 이슈가 다양하게 다뤄졌다. 시 주석은 무역 마찰과 관련, "양측 경제무역팀이 새로운 공동 합의에 도달했다"고 했으며, 대만 문제에 있어선 "미국 측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시 주석은 이란 전쟁 문제에서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으며, AI와 관련해선 "경쟁이 존재하지만, 협력 또한 가능하며 서로를 경계·방어하기보다는 각자의 강점을 발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이슈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게시글에 "시 주석과의 회담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 매우 생산적이었다.
엄청난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적었고, 백악관 차담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고, 양국 모두에 매우 긍정적인 커다란 진전을 이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도 취재진에게 "정말 훌륭한 회의였다. 농민들에게 훌륭하고 모두에게 훌륭하다"고 말했으며,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이란 문제를 논의했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우리가 아주 잘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잘 됐다" 외교적 수사만
회담이 매우 잘 진행됐다는 외교적 수사만 되풀이한 것이다. 이란 문제에 있어서는 양국 정상회담에 배석한 데이비드 퍼듀 중국 주재 미국 대사가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이란에 대한 중국의 지원은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는 걸 매우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지난 23일 양국이 11월10일 종료되는 양국 간 무역전쟁 휴전을 내년 1월 10일까지 2개월 연장하는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고, AI 관련 사고가 벌어졌을 때 서로 통보하는 '핫라인' 구성 제안을 중국이 동의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이들 사안 역시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최종 결정을 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와 관련,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오전 방송 인터뷰에서 "진전이 있었다.
미국 정부는 중국과 지난 몇주 동안 협상하며 이룬 성과에 관한 훨씬 자세한 내용을 월요일(28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회담은 무역 휴전 두 달 연장과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확대 정도가 실질적 성과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무역 전쟁 휴전 연장이 성과...'현상 유지'에 만족
결국, 두 정상은 치열한 패권 경쟁 속에 광범위한 핵심 분야에서 입장차를 좁히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정상 간 친분을 바탕으로 갈등을 수면 위로 노출하지 않는 안정적 관계 유지에 회담의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올해 안에 2차례 더 만난다. 시 주석은 이날 차담에서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초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떠난 직후 소셜미디어에 APEC 정상회의뿐 아니라 12월 미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시 주석을 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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