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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앱은 피곤해요"…요즘 日직장인 몰리는 '이 모임'

입력 2026-09-27 07:58   수정 2026-09-27 08:33

"소개팅 앱은 피곤해요"…요즘 日직장인 몰리는 '이 모임'



일본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황궁 러닝’이 새로운 소개팅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내연애는 부담스럽고 1대1 매칭 앱은 피곤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퇴근 후 함께 뛰며 자연스럽게 상대를 알아가는 러닝 커뮤니티에 20~30대 직장인이 몰리고 있다.

27일 닛케이MJ에 따르면 최근 도쿄 황궁과 요요기공원, 고마자와올림픽공원 등 주요 러닝 코스에서는 젊은 직장인들이 함께 달리는 러닝 커뮤니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회사 밖 인맥과 이성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올해 5월 출범한 러닝 커뮤니티 ‘웰미’는 황궁 러닝 행사에 많을 때 한 번에 약 50명이 참가한다. 러닝뿐 아니라 피클볼과 필라테스 행사도 연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한 27세 여성은 “회사 밖 사람들과도 교류하고 싶어 참가했다”며 “함께 달릴 동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겉으로 내세우는 목적은 건강 관리지만 실제로는 연애 상대를 찾으려는 참가자도 적지 않다. 한 31세 여성은 “주변에 러닝 커뮤니티를 계기로 사귀게 된 사람도 있다”며 “나도 새로운 사람을 더 많이 알고 싶다”고 말했다. 식품회사에 근무하는 23세 남성도 “러닝 동료도 원하지만 좋은 사람이 있다면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사내연애를 피하려는 분위기도 러닝 커뮤니티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니세이기초연구소는 맞벌이가 일반화하면서 자신과 비슷한 경력과 소득 수준을 가진 상대를 원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퇴근 뒤 황궁에서 달릴 수 있는 직장인은 대기업과 금융회사 등이 밀집한 도심 근무자일 가능성이 높아 비슷한 직업적 배경을 가진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침 러닝 커뮤니티도 성장하고 있다. 도쿄의 한 직장인 러닝 커뮤니티는 현재 회원 수가 500명에 육박한다. 평일에는 오전 6시부터 황궁과 메구로강변에서, 일요일에는 오전 7시부터 요요기공원에서 단체 러닝을 진행한다.

기업들도 러닝을 새로운 ‘만남 비즈니스’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취업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하우텔레비전은 완전 심사제 매칭 앱 ‘LYMiN’을 통해 학력과 나이 등 배경이 비슷한 5~10명을 묶어 황궁 러닝 행사를 열고 있다. 앱 이용자의 연봉 중앙값은 891만엔, 평균 연령은 28세로 외국계 컨설팅회사와 IT기업 등에 근무하는 고소득 직장인이 많다.

러닝형 만남은 기존 매칭 앱보다 부담이 적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궁 러닝에 여러 차례 참가한 외국계 컨설팅회사 직원은 “러닝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깊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금세 가까워질 수 있다”며 “1대1 매칭 앱은 상대와 맞지 않으면 피곤하지만 여러 명이 같이 뛰는 방식은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하우텔레비전에 따르면 러닝 행사 참가자는 일반 단체 식사 모임보다 상대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평가한 비율이 약 10%포인트 높았다.

다만 단체 러닝이 늘면서 보행자와 기존 러너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황궁과 요요기공원에서는 단체 러너가 좁은 길을 빠르게 지나가 충돌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동과 인간관계, 연애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젊은 층이 늘면서 일본의 러닝 문화도 개인 운동에서 새로운 ‘소셜 매칭’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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