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결승에서 당한 10골 차 패배를 일본의 안방에서 되갚았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복귀했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풀리그 최종 6차전에서 일본을 27-23으로 꺾었다. 한국은 6전 전승(승점 12)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의 정상 탈환이자 통산 8번째 우승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5전 전승을 기록한 채 사실상의 결승전을 치렀다. 개최국 일본을 향한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한국은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았다. 경기 시작 뒤 2분 아이자와 나츠키에게 페널티 스로우로 먼저 실점했지만 곧바로 류은희와 권한나가 연속골을 넣어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에는 한국이 앞서가고 일본이 추격하는 흐름이 계속됐다. 7-7 동점을 허용한 뒤에는 일본의 빈 골문을 노린 장거리 슛과 속공으로 다시 달아났다. 36세 동갑내기 베테랑 류은희와 권한나는 전반에만 9골을 합작했다. 한국은 16-12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는 수비가 힘을 발휘했다. 일본은 거친 수비와 파워 플레이를 앞세워 거세게 추격했고 22-18까지 점수 차가 좁혀졌다.
그래도 한국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우위를 지켰다. 한미슬이 2분간 퇴장 누적 3회로 코트를 떠나는 악재를 맞으며 24-22까지 쫓겼지만 동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류은희를 활용한 중앙 공격이 읽히자 전지연과 강은혜를 앞세운 공격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차이를 벌려 나갔다.종료 3분을 남기고는 주장 권한나가 돌파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골문을 지킨 박새영은 12개의 슛을 막아 방어율 41%를 기록했다. 박새영은 “3년 전에 금메달을 놓쳐 피눈물이 났는데 오늘 너무 통쾌하다”며 “수비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수비가 잘돼서 제가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의 빠른 속공을 막기 위해 공격권을 잃는 순간 전원이 곧바로 수비로 복귀하는 훈련을 반복했다. 류은희는 “공격을 잘하는 팀은 한 경기를 이기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할 수 있다는 말을 어릴 때부터 들었다”며 “턴오버 휘슬이 울리면 무조건 전원 백코트하라는 감독님의 주문이 잘 먹혔다”고 설명했다.
주장 권한나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직전 대회의 상처를 씻은 것 같다”며 “어느 때보다 단합이 잘됐고 일본보다 우리가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더 강했다”고 말했다.
최근 침체를 겪은 여자 핸드볼에 대해서도 한마디를 보탰다. 권한나는 “다시 한번 ‘아직 죽지 않았다, 쓰러지지 않았다, 무너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무척 뿌듯하다”고 했다. 박새영은 “아시아선수권과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이 남아 있다”며 “거기에서도 이기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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