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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다음, 해외 AI 접근 차단

입력 2026-09-28 17:20   수정 2026-09-29 08:47

국내 포털 기업이 글로벌 인공지능(AI) 빅테크의 접근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핵심 자산인 한글 데이터를 사수하기 위해서다. 토종 플랫폼이 수십 년간 쌓아 온 데이터를 흡수해 국내 영향력을 키워 온 빅테크 관행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자사 플랫폼의 외부 크롤링(웹페이지를 자동으로 찾아다니며 정보를 모으는 기술) 허용 수준을 재검토한 뒤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지금은 챗GPT 같은 글로벌 AI 서비스는 답변을 구성할 때 다음 포털, 티스토리(다음 블로그 서비스), 다음 카페 등에 게재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가져올 수 있다. 개정 정책은 외부 AI의 무단 데이터 수집을 대폭 제한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네이버도 네이버내 데이터를 노리는 외부 크롤링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외부 AI 서비스의 데이터 무단 수집을 금지한 네이버는 이후에도 데이터를 긁어가려는 익명의 시도를 감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책을 우회하는 탈취 공격을 막기 위해 자체 기술을 진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두 포털이 글로벌 기업에 울타리를 치는 건 한글 데이터가 글로벌 AI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무기라는 판단 때문이다. 대다수 이용자가 AI를 일상 검색용으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수십 년간 국내 플랫폼에 자발적으로 올린 한글 콘텐츠는 AI 답변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실제로 챗GPT 등에 “서울 동대문구 맛집 후기” 같은 정보를 요청하면, 답변의 상당 부분이 다음 티스토리 등 국내 플랫폼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

‘검색 시대’에 한국을 지키던 토종 포털은 ‘AI 시대’에 고전하고 있다. 제미나이를 장착한 구글 모바일 앱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으로 지난 7월 네이버 앱을 처음 추월한 게 본보기다. 2023년 7월 한국에 출시된 챗GPT는 2년도 안 돼 다음(MAU 기준)을 제쳤다.

국내 업계는 글로벌 AI 서비스가 이처럼 빠르게 확산한 배경에 AI 학습 관련 규정이 모호하던 시기 한글 데이터를 무상으로 흡수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AI가 외운 답을 뱉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의 웹 검색·쇼핑 등 각종 행위를 대체하면서 플랫폼과 AI 기업 간 주도권 다툼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중순 아마존이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 것이 대표적이다. 뮤즈는 이용자의 쇼핑을 대신하는 기능으로 미국 앱스토어 상위에 자리했다.

국내 포털 관계자는 “‘제로클릭’이 현실화하면서 플랫폼도 대책이 필요하다”며 “뮤즈는 시작일 뿐 플랫폼과 AI 기업 간 갈등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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