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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열풍 '숨은 수혜'…LS전선 구미공장 풀가동

입력 2026-09-28 17:31   수정 2026-09-2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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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찾은 경북 구미 공단동의 LS전선 구미공장에서 다른 공정에 비해 바쁘게 움직이는 라인이 있었다. 성인 남성 키의 두 배에 달하는 은빛 구리 도체를 컨베이어에 매달고 절연재를 도포하는 공정이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전력 설비인 버스덕트를 생산하는 장면이다.

버스덕트는 구리, 알루미늄 등 도체를 평평하게 만든 버스바를 겹겹이 쌓은 뒤 케이스로 밀봉한 제품이다. 건물과 공장 내부에 대용량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장치다. 몇 년 전만 해도 쓰임이 제한적이어서 전력업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는데,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버스덕트는 AI 데이터센터 내부에 대용량 전력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옮기는 대형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LS전선은 구미공장을 고성능 버스덕트 생산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에는 전력케이블을 주로 생산했다. 올 들어 기존 케이블 생산 설비를 다른 공장으로 이동하고, 버스덕트 생산 라인을 하나 추가했다. 연말까지 생산 라인 1개를 증설해 총 버스덕트 생산량을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리 도체 가공 공정의 자동화율은 80%에 달한다. 정구영 LS전선 버스덕트제조인프라혁신팀장은 “생산능력이 지난해 8월 대비 두 배를 넘어섰고, 연말에는 세 배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버스덕트시장은 올해 145억달러에서 2034년 219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제품을 안정적으로 찍어낼 수 있는 기업은 세계에서 손에 꼽힌다. 독일 지멘스, 프랑스 슈나이더일렉트릭 등 글로벌 거물조차 공급난에 허덕이는 이유다. LS전선이 공격적으로 설비 확충에 나선 배경이다.

LS전선은 해외 공장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멕시코 생산법인은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300억원을 투입해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이 공장은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북미 수요는 멕시코 공장이 전담하고, 구미 공장은 글로벌 물량을 총괄하는 이원화 체제가 구축된다.

계열사 간 시너지도 가시화하고 있다. 자회사 가온전선의 미국법인 LSCUS는 지난달 20일 미국 AI 클라우드 사업자와 2000억원 규모의 버스덕트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LS전선의 내년도 버스덕트 매출은 2조원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은 이를 통해 2030년 AI 데이터센터용 버스덕트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는 목표다.

구미=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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