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한강변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왔던 '지각비' 얘기가 서울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세제개편안 발표로 중저가 주택의 세 부담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생긴 데다, 전·월세 물건 부족으로 매수를 검토하는 수요도 늘었다고 봅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서대문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44% 올랐습니다.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동대문구와 성북구는 각각 0.39%, 노원구는 0.37%, 중랑구는 0.36% 상승했습니다. 한강변 밖에서도 오름세가 두드러진 것입니다.
서대문구 홍제동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 전용 84.95㎡는 1월 14일 17억9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2월에는 18억5000만원, 7월에는 18억75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8월 27일 거래가격은 19억2500만원입니다. 1월과 비교하면 1억3500만원 높습니다. 1월 거래는 12층, 8월 거래는 9층이었습니다.
동대문구에서는 전용 84㎡ 거래가격이 20억원을 넘긴 단지가 늘었습니다.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용 84㎡는 5월 18억3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8월 18일에는 20억6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석 달 사이 계약가격이 2억3000만원 높아졌습니다. 앞서 전농동 '청량리역롯데캐슬 SKY-L65' 같은 면적도 7월 20억3500만원과 21억4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두산위브' 전용 84.992㎡는 1월 17일 8억999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9월 1일 계약가격은 11억3000만원으로, 2억3010만원 높았습니다. 다만 다음 날 같은 면적·같은 10층에서 신고된 가격은 10억4500만원이었습니다. 최근 계약끼리도 8500만원 차이가 나는 만큼 거래가격을 살펴볼 때는 개별 계약 조건도 확인해야 합니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98㎡는 7월 2일 12억8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8월 14일에는 13억4800만원, 사흘 뒤에는 14억45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7월 계약과 8월 17일 계약의 가격 차이는 1억6500만원입니다. 7월 거래는 25층, 8월 17일 거래는 4층이었습니다.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87㎡는 7월 8일 14억원에 거래됐습니다. 같은 달 24일에는 15억35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8월에도 15억~15억4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가격이 크게 달라진 시점은 7월입니다. 8월에는 15억원대 거래가 이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매수를 미루던 수요자에게는 기다릴 이유보다 움직일 이유가 커졌다고 분석합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연구위원은 "세제개편안이 서울 외곽 매수를 직접 유도한 것은 아니지만, 중저가 주택의 세 부담에 대한 우려를 덜어줬다"며 "10억~15억원대 주택을 사더라도 향후 가격이 오를 때 세제 변화에 따른 부담이 제한적일 것으로 받아들인 수요가 매수에 나섰다"고 진단했습니다.
전·월세 매물 부족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임대 중이던 주택이 매물로 나오면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임대차 물건은 줄어든다"며 "전·월세 매물 부족이라고 하는 건 어쨌든 다주택자나 임대 사업자들의 매도 압력이 커진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세대출 부담에 따른 월세 전환도 순수 전세 물건을 줄이는 요인"이라며 "일부 소유자가 바로 입주할 수 있도록 집을 비워 매도하는 경우도 대출 의존도가 높은 외곽 지역의 집값을 밀어 올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판단했습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정 연구위원은 "전·월세 부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외곽 지역 집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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