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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공자 가르침' 꺼냈다…한국 유교계, 윤리 원칙 공개

입력 2026-09-28 16:15  

AI 시대에 '공자 가르침' 꺼냈다…한국 유교계, 윤리 원칙 공개

인공지능(AI)이 인간의 판단과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자 한국 유교계가 전통 덕목을 토대로 AI 시대에 필요한 윤리 기준을 제시했다. 기술의 성능이나 효율보다 인간 존중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인·의·예·지 등 유교 개념을 AI 개발과 활용 원칙으로 다시 해석해 9가지 기준으로 정리했다.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28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과 명륜당 일원에서 열린 추기 석전대제와 성균관유도회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인간을 존중하는 유교의 AI 윤리 선언' 기본안을 공개했다.

유교계가 주목한 것은 AI 자체보다 이를 만들고 사용하는 인간의 태도다. AI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잘못 활용될 경우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훼손하고 공동체가 쌓아온 신뢰까지 흔들 수 있다고 봤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수기(修己) △서(恕) △화(和) △인(人)을 토대로 9개 원칙을 마련했다.

첫머리에 놓인 '인'은 기술보다 인간을 앞세우는 원칙이다. 선언문은 "AI의 지능보다 인간에 대한 사랑이 먼저"라고 했다. '의'에 대해서는 "가능한 것보다 옳은 것을 먼저 묻고 이익보다 정의를 먼저 생각하는 AI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개발자나 이용자가 실제로 지켜야 할 공동 실천 사항도 7개로 정리했다. 이 가운데 "AI의 개발과 활용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과 기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성균관유도회는 이번 선언을 확정안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추가 의견 수렴을 거칠 계획이다. 유림 지도자들의 의견을 듣고 해외와의 협력도 추진한다. 유도회는 "유교 문화 전통이 세계 AI 윤리 논의에 기여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유교와 AI를 결합한 실제 서비스도 이날 함께 공개됐다. 유도회는 유교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상담을 제공하는 'AI 공자와 한국 18현' 파일럿 버전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정보기술(IT) 기업 젠트러스트가 개발하고 한국 의례연구원이 콘텐츠를 맡았다. 사서삼경 등 주요 유교 경전과 사상서를 학습해 인간관계나 가치관을 둘러싼 질문에 답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유도회는 파일럿 운영 결과를 살펴본 뒤 기술과 서비스를 보완해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날 열린 추기 석전대제는 국가무형유산으로, 매년 봄과 가을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에서 공자를 비롯한 옛 유교 성인들에게 올리는 제례다. 성균관 대성전 보수공사 이후 처음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국 유림 등 2000~3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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