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남도가 민선 9기 출범 두 달 만에 글로벌 투자·통상 전략을 본격 가동했다. 독일 베바스토의 1350만달러 추가 투자를 끌어낸 데 이어 유럽 수출상담회로 지역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비롯해 유엔개발계획(UNDP) 인공지능(AI) 허브, 해외 지방정부까지 협력 대상을 넓혔다. 외자유치와 수출, 산업·기술 협력을 연계해 충남의 산업 생태계와 일자리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는 충남에 이미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 추가 투자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신규 기업 유치뿐 아니라 기존 투자기업이 지역에 정착한 뒤 사업을 확대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외자유치 범위를 넓힌 사례다. 충남도는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생산시설 확대와 고용, 지역 협력업체와의 거래 증가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기업과 충남의 주력산업을 연결해 지역 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박 지사가 첫 해외순방 지역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찾아 외국인 투자기업과 인력 확보 문제와 경영 현장의 애로사항, 투자 확대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 방안을 협의한 것도 이런 전략에 따른 것이다.
수출 증가세를 이끄는 핵심은 메모리반도체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올해 상반기 충남의 메모리반도체 수출은 592억3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8.9% 늘어난 규모다. 충남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제조업을 중심으로 주력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지역 중소기업으로 확산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외 영업망과 시장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장개척단과 수출상담회, 해외전시·박람회 참가, 해외 바이어 발굴·매칭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도는 민선 9기 첫 유럽 수출상담회를 열어 도내 중소기업과 현지 바이어 간 상담을 주선했다. 김과 떡볶이, 화장품 등 다양한 소비재 기업이 참여해 유럽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프랑크푸르트 상담회에 참여한 기업은 1738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다. 이 중 11개 기업은 785만달러 규모의 수출 협약을 성사시켰다. 이어진 프랑스 파리의 상담회까지 합치면 유럽 현지에서 이뤄진 수출상담 규모는 3705만달러에 달한다.
도는 기업이 해외 거래처를 스스로 찾지 않고 시장과 바이어를 직접 발굴해 연결하는 방식으로 수출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충남형 해외 바이어 발굴·매칭사업을 비롯해 해외시장개척단, 해외전시·박람회 참가, 해외규격인증, 국제특송, 수출보험료, 바이어 신용조사 등 단계별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는 민선 9기 첫 해외순방을 계기로 투자와 수출뿐 아니라 국제기구·해외 지방정부와의 산업·기술 협력까지 지방외교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박 지사는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독일과 이탈리아를 찾아 독일 베바스토의 추가 투자유치 외에 도내 수출기업의 유럽시장 개척을 지원했다. 세계적인 화학기업 바스프 본사에서는 충남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협력 대상을 기업에서 국제기구와 지방정부로 넓혔다. 로마의 유엔개발계획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AI 허브’를 찾아 AI 실증과 인재 양성, 공공서비스, 탄소중립 분야에서 충남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AI 허브의 충남 유치 가능성도 확인했다.
도는 이를 ‘대한민국 AI 수도’ 구상과 연계할 계획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충남의 제조업 기반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해외 기술·인재 네트워크를 확보해 기존 주력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지방정부 간 협력도 강화한다. 박 지사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미켈레 데 파스칼레 에밀리아로마냐주지사와 만나 AI와 기후변화 대응, 문화·관광 등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박 지사는 “투자·통상과 지방외교가 충남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성=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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