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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AI로 쓰는데”… 구직자 10명 중 6명 “자소서 없애자”

입력 2026-09-29 09:53   수정 2026-09-29 10:01

“어차피 AI로 쓰는데”… 구직자 10명 중 6명 “자소서 없애자”


AI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자기소개서만으로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구직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자기소개서로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소개서 전형을 없애는 데 긍정적이라는 응답도 60%에 달했다.

29일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구직자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AI는 자기소개서 작성 과정 전반에 활용되고 있었다. 가장 많은 47%가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거나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AI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자기소개서 초안을 AI로 작성한다는 응답도 30%에 달했다. 맞춤법이나 표현을 다듬는 데 활용한다는 응답은 27%, 지원하는 기업에 맞춰 내용을 다시 작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22%였다.

자기소개서 작성 과정에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이를 지원자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54%는 자기소개서로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35%였고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실제로 구직자의 58%는 자기소개서 전형 폐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9%였으며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찬성 응답자의 70%는 ‘AI로 자기소개서 전형의 의미가 퇴색해서’를 이유로 꼽았다. 실제 직무 역량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응답이 26%, 지원에 드는 시간과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응답이 21%로 뒤를 이었다.

반면 폐지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구직자의 62%는 ‘강점과 경험을 어필할 기회가 줄어서’를 이유로 꼽았다. 또 다른 전형이 추가될 것 같다는 응답은 35%, 학벌이나 스펙 등 정량적인 조건 위주로 평가할 것 같다는 응답은 24%였다.
자소서 대신 ‘진짜 실력’ 보여주고 싶다
자기소개서 대신 실제 업무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평가 방식을 원하는 구직자도 많았다. 자기소개서 대신 강화되길 바라는 전형으로는 ‘AI 직무역량진단’이 24%로 가장 많았다. 실무 과제·프로젝트 전형이 21%로 뒤를 이었고 심층 면접(17%), 포트폴리오 제출(13%), 인성검사·직무적성검사(10%) 순이었다.

응답자의 78%는 자기소개서 전형을 폐지한 기업에 대한 지원 의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답했다.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19%였으며 줄어들 것이라는 답변은 3%에 불과했다.

지원 의향이 커지는 이유로는 '부담이 줄어서'가 48%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글쓰기보다 실제 역량으로 평가할 것 같아서’와 ‘여러 기업에 더 폭넓게 지원할 수 있어서’가 각각 22%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기업들도 기존 자기소개서 중심의 채용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자기소개서 항목을 없애고 AI 활용 역량과 직무 전문성을 기술하는 서식을 도입했다. 포스코는 실제 수행 활동을 적는 ‘학내외활동’ 항목으로 기존 자기소개서를 대체했으며 신한은행은 자기소개서 문항을 폐지하고 영상 인터뷰를 도입했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AI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자기소개서만으로는 지원자의 역량을 가려내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결과물이 확실한 프로젝트 경력이나 영상자소서, AI를 실제로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등 지원자의 경험과 역량을 직접 확인하는 전형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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