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대학교가 1877년 개교 이후 149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총장을 맞이한다. 학내 교직원 투표에서는 2위에 그쳤으나,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총장선고회의가 후보자의 정책 소신 등을 종합해 최종 적임자로 지목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대는 전날 총장선고회의를 열고 후지가키 유코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64)를 제32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총장의 임기는 2027년 4월부터 6년간이다.
1985년 도쿄대 교양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지가키 교수는 과학기술사회론과 과학계량학을 전공했다. 2010년 교수로 임용된 뒤 총장보좌와 부학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이번 인선에서는 학내 투표 결과가 뒤집혔다. 후보 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교직원 의향투표에서 후지가키 교수는 553표를 얻어 1위인 소메야 다카오 부총장(1107표)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학내 인사와 외부 위원 각 8명 등 총 16명으로 꾸려진 선고회의는 단순 득표수에 구애받지 않고 경영 역량과 비전 등을 검토해 후지가키 교수를 낙점했다.
일본 국립대는 2004년 법인화 이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교직원 직선제 성격의 투표에 최종 결정을 맡기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교토대가 득표 3위 후보를 총장으로 선정한 것을 비롯해 지바대(2024년), 직전 도쿄대 총장 선출 등에서도 선고회의가 투표 순위를 뒤집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후지가키 차기 총장의 최우선 과제로는 실추된 대학 신뢰 회복과 지배구조(거버넌스) 쇄신이 꼽힌다. 도쿄대는 최근 의학부 교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되는 등 잇단 비위로 내홍을 겪어왔다. 이로 인해 일본 정부가 10조엔(약 90조원) 규모 대학펀드를 지원하는 '국제탁월연구대학' 지정 심사에서도 정부 전문가 회의로부터 최종 선정이 보류된 채 '심사 계속' 판정을 받았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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