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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못 끊을 바엔…" 스텐트 환자 운명 바꾼 '뜻밖의 선택'

입력 2026-09-29 16:00   수정 2026-09-29 16:18



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흡연자 가운데 일반담배를 계속 피운 환자가 금연하거나 전자담배로 전환한 환자보다 주요 심혈관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최기홍 부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관상동맥 중재술(PCI)을 받은 성인 흡연자 1만7973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이들을 추적 관찰하고, 시술 이후 흡연 방식의 변화에 따라 주요 심혈관 부작용 발생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폈다. 연구 결과는 2025년 국제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됐다.
"지속 흡연군 17% vs 전자담배군 11%"
추적 관찰 기간은 평균 2.4년으로, 주요 심혈관 부작용 발생률은 일반담배 지속 흡연군이 17.0%로 가장 높았다. 반면 금연군은 13.4%, 전자담배 전환군은 10.8%로 각각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전자담배 전환군이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고 동반질환이 적은 특성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에 연령, 흡연력, 기저질환, 복용 약물 등 심혈관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를 보정해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보정 분석에서도 전자담배 전환군의 주요 심혈관 부작용 발생 위험은 일반담배 지속 흡연군보다 약 18% 낮았다. 금연군 역시 지속 흡연군보다 위험이 약 13% 낮았다. 전자담배 전환군과 금연군 사이에서는 위험 감소 효과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스텐트 시술 이후에도 일반담배 흡연을 계속하는 환자보다, 완전히 담배를 끊거나 최소한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흡연 형태를 바꾼 환자의 단기 심혈관 예후가 더 양호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자담배 전환군 내부에서도 흡연 방식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군의 주요 심혈관 부작용 발생률은 12.2%였다. 반면 일반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만 사용한 완전 전환군의 발생률은 9.6%로 더 낮았다.

여러 심혈관 위험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완전 전환군의 주요 심혈관 부작용 발생 위험은 병용군보다 약 29% 낮았다. 연구진은 일반담배를 유지한 채 전자담배를 추가하는 방식은 위해 저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며, 일반담배를 실제로 중단하는지가 예후를 가르는 변수라고 강조했다.
시술 뒤에도 '금연 성공'은 40.7%뿐
문제는 심혈관질환을 경험한 환자에게도 금연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분석 대상인 시술 전 흡연자 1만7973명 가운데 금연에 성공한 환자는 40.7%에 그쳤다. 절반에 가까운 49.8%는 시술 이후에도 일반담배를 계속 피웠고, 전자담배 전환자는 9.4%였다.

스텐트 시술은 좁아지거나 막힌 관상동맥을 넓히기 위해 시행하는 치료다. 하지만 시술로 혈류를 회복했다고 해서 이후 심혈관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재발 예방을 위해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관리가 병행돼야 하며, 흡연은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 위험요인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흡연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묶지 않고, 실제 생활에서 나타나는 금연·전자담배 전환·일반담배 지속 흡연의 갈림길을 구분해 분석했다. 전국 단위 보험자료와 건강검진 정보를 연계할 수 있는 한국의 데이터 환경이 이런 비교 연구를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자담배 전환이 금연과 동등하게 안전하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니라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한 관찰 연구다. 전자담배 전환군의 연령, 질환 상태, 건강관리 행동 등 측정되지 않은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연구진 또한 "전자담배의 장기 건강 영향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번 결과는 금연에 실패한 심혈관질환 환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실마리를 제공한다. 가장 바람직한 목표는 완전 금연이지만, 금연에 어려움을 겪는 스텐트 시술 환자라면 일반담배를 계속 피우는 것보다 일반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로 완전히 전환한 집단에서 더 낮은 심혈관 부작용 위험이 관찰됐다는 점은 임상 현장에서 논의할 만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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