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과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에 ‘올인’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보다 빠르게 성장하길 바란다.”(최태원 SK그룹 회장)
28일(현지시간) 한·미 친선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콘퍼런스홀에서 개최한 연례 만찬 행사장에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한·미 우호 증진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밴플리트상’의 올해 수상자로 젠슨 황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 이후 두 달 만에 뭉친 세 거물은 더 끈끈한 AI 동맹을 예고했다.
이날 이 회장은 삼성과 밴플리트상의 인연으로 축사를 시작했다. 그는 “20년 전 이건희 선대회장이 이 상을 받았다”며 “젠슨 황만큼 이 상에 더 어울리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과의 동질감도 드러냈다. 그는 우선 “우리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며 “모두 AI에 올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두 사람 모두 ‘매디슨’이란 딸을 두고 있고, 우리 모두 ‘갤럭시Z 폴드8’을 사랑한다는 점도 같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이끌었다. 젠슨 황의 딸은 매디슨 황이며 이 회장의 딸인 이원주 씨의 영어 이름도 매디슨이다. 아버지와 함께 행사에 참석한 두 사람은 메인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이목을 집중시켰다.최 회장은 건배사에서 끈끈한 ‘메모리 협력’을 내세웠다. 그는 “젠슨 황은 만날 때마다 ‘더 빨리 만들어줄 수 있느냐’고 한다”며 “‘빨리 빨리’라고 말하는 한국 사람 같다”고 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디자인과 브레인을 맡고, SK는 메모리를 생산한다”며 “우리는 결이 잘 맞는다”고 강조했다.
첨단 AI 관련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젠슨 황은 “한국인보다 공장을 잘 짓는 사람은 없다”며 “한국은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을 우리와 함께 짓고 있다”고 했다. 한국 메모리 의존도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선 “성장의 핵심 재료를 만드는 일을 누군가에게 맡겨야 한다면, 삼성과 SK라고 확신한다”며 “33년간 한국과 일했고, 33년 더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모리 기업의 미국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 우려와 관련해선 “공급망 회복력에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젠슨 황은 최근 사용 중인 삼성 갤럭시Z 폴드8의 성능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수억 명이 내 폰이 어떤 제품인지 알아내려고 했다”며 “세상에서 가장 화면이 밝은 스마트폰인 갤럭시”라고 치켜세웠다.
뉴욕=황정수 특파원/김채연/신정은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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