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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전’과 ‘확장’ 사이…앤트로픽과 메타의 다른 승부수 [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입력 2026-09-29 23:50   수정 2026-09-29 23:55

AI ‘안전’과 ‘확장’ 사이…앤트로픽과 메타의 다른 승부수 [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1. 소비자신뢰·구인건수 동반 둔화

29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콘퍼런스보드(CB)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8.6으로 시장 예상치 89.2와 8월 89.4를 모두 밑돌았습니다. 소비자 심리가 급격히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유가와 물가 상승, 높은 대출금리 부담 속에서 가계의 체감 경기가 다시 약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같은 날 발표된 8월 구인건수(JOLTS)는 708만 건으로, 시장 예상치 약 720만 건을 밑돌았습니다. 7월 수치도 734만 건으로 수정되면서,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점차 식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소비와 고용이 동시에 약해진 것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입니다. 물가가 여전히 높은 만큼 Fed가 곧바로 완화적으로 돌아서기는 어렵지만, 강한 소비와 뜨거운 고용이 고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시장은 이번 주 PCE 물가와 고용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앤트로픽, “고도 AI가 인류에 파국적 위험”

앤트로픽이 IPO 투자설명서에서 고도 AI가 인류에 파국적이거나 실존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61쪽 분량의 서류 중 약 80쪽을 위험 요인 설명에 할애할 만큼 AI 통제 이탈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회사는 AI 모델이 종료를 피하려 하거나 정보를 은폐·조작하고, 권한을 넘어 행동할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모델이 자신이 안전성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검증의 실효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앤트로픽의 지난해 매출은 약 46억달러로 전년 대비 12배 늘었지만, 순손실은 420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컴퓨팅과 인프라 비용만 73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AI 모델 경쟁이 결국 막대한 자본과 전력, 컴퓨팅 확보 경쟁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오픈AI도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차세대 모델 ‘GPT-6.1 아스트라’의 출시를 보류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인터넷과 업무 도구에 연결되면서, 단순한 답변 오류를 넘어 무단 접속과 권한 초과, 정보 조작이 현실적인 사업 리스크가 되고 있습니다.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위험을 반복해서 경고하는 이유는 안전성이 브랜드이자 기업 고객 확보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IPO와 규제 환경에서 법적 책임을 줄이고, 자신들의 안전 기준을 향후 업계 표준으로 만들려는 전략적 목적도 깔려 있습니다.
3. 메타, 2억 개 중소기업 시장 노린다

메타는 중소기업용 AI 서비스인 ‘뮤즈 포 스몰 비즈니스’를 공개하며 기업용 AI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습니다. 아사나, 줌, 인튜이트, 박스, 캔바, 슬랙 등 업무 도구는 물론 메타 광고 계정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비즈니스 계정에도 연결됩니다.

중소기업 사업자가 “이번 주말 할인 행사를 홍보해 달라”고 입력하면, 뮤즈는 광고 문구와 이미지 시안을 만들고 광고 성과까지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인스타그램 DM과 페이스북 메시지 문의에 응답하고, 회계·청구서·회의록·할 일 관리까지 돕는 AI 비서 역할을 맡게 됩니다.

메타의 최대 강점은 이미 확보한 고객 기반입니다. 페이스북에는 약 2억 개의 중소기업 계정이 있으며, 이들은 광고를 집행하고 고객을 찾으며 DM과 왓츠앱으로 상담과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기업들이 새 AI 서비스를 설치하도록 설득하기보다, 이미 사업이 이뤄지는 플랫폼 안에 AI를 심겠다는 전략입니다.
4. 앤트로픽·오픈AI와 메타의 다른 승부수

앤트로픽과 오픈AI는 AI 모델·구독·API 자체를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따라서 모델의 오작동이나 보안 사고는 곧바로 신뢰 상실과 기업 고객 이탈, 규제·소송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안전성은 부수적인 기능이 아니라 핵심 상품 경쟁력입니다.

반면 메타의 주력 사업은 광고와 소셜미디어입니다. AI는 구독료 수입만을 위한 제품이 아니라,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광고 효율을 높이며 중소기업이 메타 생태계 안에서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게 만드는 수단입니다.

메타도 안전성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업 전략의 전면에는 ‘위험 경고’보다 광고 매출 확대와 고객 확보, 업무 자동화라는 실용적 효용을 내세울 유인이 더 큽니다. 같은 AI를 개발해도 AI 자체를 파는 회사와 AI를 기존 플랫폼에 결합하는 회사의 태도가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5. AI 에이전트 확산에 CPU 수요도 폭발

AI 투자 초기에는 대규모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GPU가 시장의 관심을 독차지했습니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려면 GPU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에이전트가 로그인 정보와 권한, 파일,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활동을 관리하려면 지속적인 가상 서버 환경이 필요하고, 이 영역에서 CPU 수요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GPU가 AI 모델의 ‘두뇌’ 역할을 한다면, CPU는 에이전트가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을 운영하는 역할을 합니다. 메타의 뮤즈, xAI의 그록 등 AI 에이전트가 확산할수록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위한 상시 컴퓨팅 환경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서버용 CPU 납기는 현재 25~30주로, 정상적인 수급 환경의 16~20주보다 길어졌습니다. JP모간은 GPU 4개당 CPU 1개였던 AI 서버 구성이 2028년에는 GPU 1.9개당 CPU 1개 수준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GPU에서 CPU·메모리·저장장치·네트워크까지 넓어질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6. “AI 메모리 부족 여전”…마이크론, 저평가 해소할까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30일 장 마감 후 2026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시장은 조정 주당순이익(EPS) 31.45달러, 매출 508억6000만달러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회사 가이던스는 매출 500억달러 안팎, 조정 EPS 31달러 안팎입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도 투자자들은 메모리 업황이 정점에 가까워졌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의 향후 12개월 예상 PER은 6.54배로, AMD와 인텔에 비해 크게 낮습니다. 시장이 마이크론을 여전히 전형적인 메모리 사이클 기업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일반 D램과 다릅니다. AI 칩과 서버 설계에 맞춰 고객과 함께 개발·검증해야 하고, 제품을 다른 업체 것으로 바로 교체하기도 어렵습니다. 장기 공급계약 비중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UBS는 D램 공급 부족이 적어도 2028년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강한 HBM 수요 전망을 제시한다면, ‘메모리 사이클 할인’이 과도하다는 재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7.하이일드 채권도 BB와 CCC의 운명이 갈린다

UBS는 고금리 장기화가 강한 기업과 약한 기업의 자금조달 격차를 더 크게 벌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이일드 채권을 하나의 자산군으로 보기보다, 신용등급별로 선별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코로나19 당시 연 3% 수준으로 빚을 낸 기업이 만기 이후 연 7% 수준으로 차환해야 한다면 이자 비용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이 탄탄한 BB등급 기업은 상대적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부채가 많고 현금흐름이 약한 CCC등급 기업은 자금줄이 막힐 위험이 커집니다.

시장도 이미 위험을 차별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CCC등급 이하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1년간 800bp에서 1128bp까지 확대됐습니다. 반면 BB등급 스프레드는 153bp에서 176bp로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UBS는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 채권과 필수소비재 채권을 상대적으로 선호했습니다. 반면 금융주는 자금조달 비용과 부실 위험, 기술주는 높은 금리와 AI 투자에 따른 회사채 발행 부담 때문에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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