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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포기했는데 한국이 나섰다"…18조짜리 대어 뭐길래

입력 2026-09-30 14:37   수정 2026-09-30 15:29

K원전을 수출하는 ‘팀 코리아’가 체코 이후 타깃으로 베트남을 정조준하고 있다. 15조~18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베트남 닌투언 원전 2호기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고소득 국가 도약 계획 돕겠다"
산업통상부는 30일 김정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에서 부 하이 꾸언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과 만나 양국 간 원전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꾸언 장관은 베트남 내 원자력 연구개발(R&D), 인력양성, 안전규제 등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베트남 원전 간련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를 심의하는 국가평가위원회 핵심 위원이기도 하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베트남이 목표로 하는 '2045년 고소득 국가 도약'과 산업 고도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도이머이(쇄신)' 개혁 이후 '중간 소득국가'로 올라선 베트남이 더욱 성장하려면 기저 전력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김 장관은 UAE 바라카와 체코 두코바니 사업처럼 한국이 원전 발주국과 협력한 경험을 소개하고, 기술 교류와 인력 양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의 닌투언2 사업 참여가 양국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기술과 금융 쌍끌이 전략 가동
닌투언 원전 프로젝트는 닌투언성 일대에 총 4~6.4GW(기가와트) 규모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1호기(2030년 가동 목표)는 러시아가 일찌감치 선점한 상태고, 한국이 노리는 것은 2035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2호기 사업이다.

정부와 업계는 실질적인 사업 추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의향을 타진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과 자금 조달이라는 원전 수주의 '양대 축'이 동시에 구체화하고 있어서다.

이는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당시 맺어진 굵직한 업무협약(MOU)들이 바탕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한국전력공사는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공사(PVN)와 '원전 개발 협력 MOU'를 맺고 신규 원전 건설 방안과 리스크 공동 분석에 착수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한전이 참여한 '금융 협력 MOU'도 체결됐다. 성패를 가를 기술과 금융 부문 협력이 시작된 셈이다.

민간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기기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일찌감치 베트남 현지기업인 PTSC, 페트로콘스(PETROCONs)와 신규원전 협력 및 현지 공급망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모두 PVN의 자회사들이다.

원전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최근 해외사업단과 원자력사업단을 통합한 '글로벌인프라본부'를 신설하며 동남아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조직 정비를 마쳤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역시 현지 지사를 거점으로 원전 시공 참여를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수주전이 단순한 1건의 계약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한다. 현재 동남아시아 주요국들은 급격한 산업화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 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베트남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은 2030년대 중후반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만일 팀 코리아가 닌투언2호기를 성공적으로 수주하게 되면 인접국 후속 수주전에서 유리하게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2035년까지 가능할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닌투언2호기 우선협상권자였던 일본이 사업을 중도 포기하게 만든 공기 문제다. 베트남 정부는 공산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35년에 맞춰 닌투언 2호기를 완공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원전 설계부터 부지조성, 시공, 시운전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극도로 촉박한 일정이다.

현지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인허가 규제와 불투명한 행정 절차도 넘어야 할 산이다. 여기에 건설 비용 부담을 느끼는 동남아 국가들의 특성을 파고들어 막대한 국영 자본을 앞세운 중국이나, 1호기 사업자인 러시아가 저가 공세를 펼치며 2호기까지 싹쓸이하려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체코 수주 성공의 여세를 몰아 베트남까지 깃발을 꽂는다면 좋겠지만, 베트남 당국이 요구하는 공기를 우리가 현실적으로 맞출 수 있는지, 자금 조달 조건과 최종 수익성은 확보되는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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