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단지에서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큰 평형으로 가는 게 낫습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D홀에서 개막한 ‘2026 집코노미 박람회’에서 “정부 정책상 주거 이동이 어려워진 만큼 단기 시세차익보다 장기 거주를 염두에 두고 주택을 선택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박람회 부대행사인 ‘집코노미 콘서트’에서 ‘보유, 매도, 매수, 대출, 그 무엇도 편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부동산 투자’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대표는 “서울 성북, 동대문, 강서 등 곳곳에서 중소형 면적과 대형 면적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고 짚었다. 그동안 환금성이 좋은 중소형에 수요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그는 “몇 년 살다가 집값이 오르면 팔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전략이 통했던 만큼 20~30평대 아파트가 인기였다”며 “이제는 이사가 어렵고, 한집에서 오래 살아야 하는 만큼 큰 집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 등 고가 지역에서는 구매 자금뿐 아니라 보유세를 감당할 소득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8·3 세제 개편안’에 따른 보유세 부담 증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구 소득 기준으로 서울은 12배, 서울 외 수도권은 8배 이내에서 집을 사야 한다고 제시했다. 가구 소득이 연 1억 원이라면 서울은 12억 원, 경기권은 8억 원까지라는 계산이다.
이 대표는 이런 환경에서 새로운 수요층으로 반도체 업계의 고소득 직장인을 꼽았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은 내년 초 받는 성과급만 1인당 세후 3억5000만원 정도"라며 "이런 소득이 이어진다면 감당할 수 있는 주택 가격은 30억 원 이상이고, 같은 업계 맞벌이라면 50억~70억원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성과급에 따른 구매력이 사업장 주변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직장 가까운 곳에 꼭 집을 장만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분당이나 강남권까지 성과급의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분당은 고소득자의 주거 수요와 재건축 기대가 겹치는 지역으로 평가했다.
서울에 살면서 경기 남부와 충청권까지 출퇴근하는 ‘역통근’ 수요에도 주목했다. 토지거래허가제 때문에 집을 사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역통근할 생각을 해야 한다”며 “서울역, 용산역, 수서역 주변 단지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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