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중립 정책의 성과를 예산 집행액이 아니라 실제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정책이 목표대로 추진돼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 독립적으로 점검하는 ‘기후감사’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탄소중립 성과관리를 위한 기후정책 성과감사’ 세미나를 열었다고 밝혓다. 김 의원은 환영사에서 “기후정책은 에너지 안보, 기술혁신과 직결된 국가전략인 만큼 정책의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개선하는 역량 자체가 국가 경쟁력”이라며 “국회에서 관련 법과 제도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발표자들은 ‘얼마나 투입했는가’보다 ‘얼마나 달성했는가’를 따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의찬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교수는 “성과관리의 핵심은 예산을 얼마나 집행했는가를 넘어 온실가스를 얼마나 추가로 감축했으며 그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가”라며 “실제 온실가스 감축분과 산업전환이라는 결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홍석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ESG그룹 이사는 “신뢰할 수 있는 기후감사를 바탕으로 정책과 예산 편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해법으로는 데이터 인프라가 제시됐다. 조정훈 한국녹색기후기술원 원장은 “감축량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열쇠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국가 차원의 통합 플랫폼”이라며 “분산된 데이터를 연결하면 기업 검증 부담은 줄고 입증된 성과가 정책 개선으로 환류된다”고 말했다. 안윤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는 "정책은 수립 과정을 살피는 감사로, 성과는 데이터 정확성을 확인하는 검증으로 나눠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 부담도 과제로 지적됐다. 권오현 에너지공단 상임감사는 “기후감사의 본질은 적발과 처벌이 아니라 목표에서 경로를 거쳐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사슬을 검증해 그 결과를 정책과 예산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혜택은 대기업에, 비용은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비대칭을 줄이려면 중소기업의 실측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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