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산업 기업의 수출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빠른 납기와 가성비’를 앞세워 유럽과 중동 시장을 공략했는데 최근 현지 건조, 인력 양성 등 제조 생태계 자체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방산의 초기 개척지는 동남아시아였다. 2001년 인도네시아가 해외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산 기본훈련기를 샀다. 2011년에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서 잠수함을 구매했다. 필리핀은 FA-50 전투기와 호위함 등을 들여왔다. 말레이시아(FA-50), 태국(호위함) 등도 주요 고객이다. 이 시기 방산 수출은 가성비를 앞세워 적기에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동남아에서 축적한 신뢰는 유럽에서도 통했다.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이 재무장하는 과정에서 K방산의 납기와 가성비가 주목받았다. 폴란드가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다연장로켓 천무를 대규모로 구입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이후 에스토니아와 노르웨이, 루마니아 등 인접국으로 K9 수출이 확산했다.
유럽에서 증명된 기술력은 중동의 ‘오일머니’로 이어졌다. 천궁-Ⅱ가 대표적이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 잇달아 수출했다.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현지 방위산업을 함께 키우는 파트너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한화는 최근 UAE 국영 에지그룹과 통합대공망 구축 사업을 위해 손잡았다. HD현대중공업은 사우디 합작 IMI조선소를 통해 향후 호위함 사업 수주 시 현지 건조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방산 최강국인 미국 본토도 정조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법인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8월 미 육군과 차륜형 K9 자주포 시제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송준영/안시욱 기자 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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