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쇼 관람에 유명 레스토랑 만찬, 해외여행까지.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최상위 고객을 붙잡기 위해 파격적인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명품 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소비 여력이 있는 소수 부유층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라다는 최근 밀라노 패션위크에 최상위 고객(VIC·Very Important Client) 100여 명을 초청했다. 이들을 위해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을 비공개로 관람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고 유명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1920년대 디자인을 되살린 2만달러(약 2700만원) 상당의 악어가죽 가방을 별도로 판매하기도 했다.
서비스는 행사장을 넘어 여행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2월 프라다는 최상위 고객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로 약 일주일간 초청해 스노클링과 산호초 복원 체험 등을 제공했다. 이처럼 고객 접대가 여행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업계에서는 “프라다가 부유층을 위한 여행사가 돼가고 있다”는 자조섞인 농담까지 나왔다.
프라다가 최상위 고객 관리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명품 시장의 K자형 양극화가 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2024년 전체 명품 소비자의 2% 남짓이 전 세계 명품 구매액의 45%를 차지했다. 2021년(35%)보다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들의 명품 소비액도 2019년 880억 유로에서 2024년 1650억 유로로 약 두 배 증가했다.
반면 2024년 전 세계 명품 소비자는 약 3억5000만 명으로 2022년 정점보다 약 5000만 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가격 인상과 물가 상승, 중국의 경기 둔화, 유럽의 경제 불확실성 등이 겹치면서 한때 명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중산층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영향이다.
이 같은 변화는 프라다의 제품 전략에도 반영되고 있다. 프라다는 최근 최상위 고객을 겨냥한 고가 제품과 맞춤형 상품을 늘렸다. 개인의 체형과 취향에 맞춰 과거 컬렉션을 다시 제작하는 맞춤형 스커트가 대표적이다. 가장 화려한 제품의 경우 10만달러(약 1억3500만원)에 달한다. 대표 제품인 갤러리아 백도 고급 소재를 적용한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일부 제품 가격이 7500달러를 넘어섰다.
밀라노 본점에서는 이들을 위한 별도 쇼핑 공간을 마련해 맞춤 수선과 파인 주얼리 등 일반 매장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라다는 이 같은 형태의 공간을 세계 주요 명품 도시 2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드레아 게라 프라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상위 고객에게 1유로를 지출할 때 약 7유로의 매출 효과가 돌아온다"고 언급했다.
다만 고가 전략이 일반 소비자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프라다는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제품군도 유지하며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명품 시장의 중심축이 소수의 최상위 고객으로 이동하면서 무엇을 파느냐 못지않게 이들을 어떻게 사로잡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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