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국감)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도 유통업계는 국회의 표적이 됐다. 개인정보 유출부터 역사왜곡 등 다양한 논란이 끊임없이 벌어진 탓이다. 여기에 기업회생 과정의 책임 부족과 배달·홈쇼핑 수수료 등 상생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 키워드 1. 개인정보 유출
올해 국감은 10월 6일부터 27일까지 3주간 열린다. 포문을 여는 곳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최대 현안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2020년 9월부터 2026년 7월까지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령 위반으로 처분된 사례는 1821건이며 유출된 개인정보는 1억3963만 건에 달했다. 주된 원인으로는 △해킹(276건) △업무 과실(275건) △시스템 오류(62건) 등이 꼽혔다.
유통 기업도 대거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선 과방위는 큰 이견 없이 증인 명단을 확정했다. 브랫 매티스 쿠팡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 김정훈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CISO, 홍승일 힐링페이퍼(강남언니) 최고경영자(CEO), 박수경 듀오 CEO 등이 국회에 나온다. 특히 쿠팡은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4235억7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배달의민족에서도 올 상반기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고객상담 외주업체에 위장 취업한 범죄 조직원이 고객 정보를 악용한 사건이다.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의뢰받은 뒤 범행에 쓰일 개인정보를 얻기 위해 배민 외주업체에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고객 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듀오와 강남언니 등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비판을 받았다.
개인정보 유출은 과방위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에서도 다뤄진다. 문체위는 9월 29일 일반증인 15명을 채택했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 경위 조사 목적으로 김광현 네이버 최고데이터책임자(CDO)가 포함됐다.
보건복지위 역시 홍승일 힐링페이퍼 대표를 불러 강남언니 앱 개인정보 유출 책임을 묻는다. 의료광고 이용자 보호대책과 가입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대응책을 알아보기 위한 결정이다.
◆ 키워드 2. 수수료와 상생
매년 지적되는 문제도 있다. 담합, 수수료, 상생 등과 관련된 불공정 거래 논란이다. 과방위는 10월 12일 열리는 국감에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와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를 부른다.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납품대금·방송편성·계약조건 등 거래관행을 확인하기 위한 결정이다.
특히 TV홈쇼핑 수수료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상공인들은 올해 초부터 판매액의 30%를 수수료로 내고 있다며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TV홈쇼핑 평균 수수료율은 29.6%다.
올해 TV홈쇼핑 재승인 조건에 판매수수료 대가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계약서에 명시하고 송출수수료 인상분을 납품업체에 떠넘기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와 상생 문제도 거론됐다. 12일 정무위는 쿠팡과 배민을 부른다. 증인으로는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과 김용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이 채택됐다. 주 총괄부사장에게는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의 납품업체 전가 문제를, 김 부사장에게는 수수료 등 플랫폼 운영에 대한 질의에 나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입점 업체에 경쟁사보다 불리하지 않은 가격과 조건을 요구했다는 게 골자다. 이외에도 부당광고, 끼워팔기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오진석 GS리테일 부사장도 정무위에 나온다. 상품을 부당하게 반품하고, 홈쇼핑 판촉비용 등을 납품업체에 떠넘겨 과징금을 받은 것에 대해 물을 예정이다.
국감 현안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았던 스타벅스 역사 왜곡 논란은 이번 국감에서 제외됐다. 앞서 신세계 계열사인 SCK컴퍼니는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스타벅스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탱크데이’ 마케팅을 진행했다. ‘단테·탱크·나수데이’라는 이름으로 텀블러 제품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이었다. 이 과정에서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해당 문구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치안본부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발표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SCK컴퍼니가 국감에 나올 경우 행사 기획 과정과 역사 인식, 사후 대응 등을 따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무위 현안에서 빠졌다.
◆ 키워드 3. 담합·책임 부족
담합도 국감에서 다룬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 조영식 CJ제일제당 부사장, 이운익 삼양사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다. 식품 원재료 담합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지난 2월 CJ제일제당·삼양·대한제당 등 제당3사에 과징금 3960억원을 부과했다. 담합 관련 과징금으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였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화재 책임도 있다.
지난 7월 인천 서해구 석남동에 있는 쿠팡32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지상 8층, 연면적 29만9000㎡ 규모의 공간으로, 진화에는 109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기후에너지환경고노동위원회(환노위) 국감에서 현장 작업자가 안전하게 근무하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MBK파트너스 관련 논의는 올해 국감에서도 이어진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홈플러스 회생과 입점상인 피해를 묻기 위해 김병주 MBK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홈플러스는 협력업체 대금 변제와 입점상인 피해, 점포 매각 등 후속 문제가 남아 있다. 정무위는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를 증인으로 불렀다. 김병주 회장은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원리금 664억원을 개인자금으로 전액 상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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