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권의 하이엔드 단지들을 중심으로 천장고를 높이는 설계가 확산하고 있다. 2.4~2.5m 수준의 천장고는 사실상 '표준'이 됐고, 압구정 재건축 단지에서는 2.9m 천장고를 적용하는 설계까지 나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초구에 들어선 신축 단지인 '아크로 드 서초'와 '오티에르 반포'는 2.4~2.5m 수준의 천장고를 적용했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2.55m, '메이플자이'와 '디에이치자이 개포'도 각각 2.5m를 적용했다. 한국 아파트 천장고는 지난 수십 년간 천장고는 통상 2.2~2.3m에 고정돼 있었다.
이런 흐름은 아파트 설계가 방의 개수를 나누는 '2차원 평면 분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위·아래까지 고려하는 '3차원 입체 설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엔 발코니 확장, 4·5베이 도입 등 '가로 확장'이 공간 혁신의 중심이었다면, 최근엔 천장고를 높이거나 지하 공간을 활용한 세대 창고 확보 등 '세로 확장'으로 트렌드가 넘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수납에서도 나타난다. '오티에르 반포'는 세대당 약 1.5~3㎡ 규모의 개인 창고를, '메이플자이'와 '디에이치자이 개포'도 전 세대에 지하 창고를 제공하는 등 짐을 집 밖에 보관해 실거주 공간을 넓히는 방식이 고가의 단지를 중심으로 새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입주자가 체감하는 유효 거주 면적을 넓히는 효과를 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전용면적이 큰 집보다 실제 생활에서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평면 구성과 함께 층고, 수납, 서비스 면적 등 입체적인 공간 활용을 고려한 설계가 주거상품의 중요한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은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설명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급화'를 지향하는 최근 분양 아파트들 역시 높은 천장고를 설계에 적용하고 있다. 10월 동탄신도시 최중심 반송동 핵심 부지에 1808가구 규모로 공급되는 주상복합 '아크메르 동탄'는 전 세대에 2.5m의 천장고를 적용해 내부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동시에 내부를 더욱 정돈되고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세대별 프라이빗 창고를 배치해 수납공간의 수직적 분리를 구현했다.
현대건설이 공급하는 서울 송파구 '힐스테이트 송파더그리드'(1393실)는 2.42m 높이의 우물천장 설계로 개방감을 확보했으며 세대별 지하 창고를 함께 제공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최근 현대건설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설계에 2.9m 천장고를 적용했다.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에 제안된 '디에이치 르블랑' 역시 2.8m 천장고를 내세우며 시공사 선정을 마친 상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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