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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공식 깨졌다"…美금리 치솟는데 원화가 강해진 이유는

입력 2026-10-01 15:16   수정 2026-10-01 15:21


‘미국 금리가 오르면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공식이 깨졌다.

미국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원화 가치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금리보다 수출 기업이 벌어들이는 막대한 경상 흑자 등 수급 요인이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58.75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8월(1352.87원)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내내 미 국채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환율은 1350~1400원 안팎에서 움직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지난달 22일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 턱 밑까지 올랐을 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20원 넘게 떨어졌다. 이튿날 금리가 연 5%를 돌파했지만 환율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장 중 미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장 중 연 5.3% 마저 돌파하고 달러인덱스 역시 101선을 웃돌았다. 하지만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1350~1360원 선에서 움직였다.

그동안 원·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미 금리가 꼽혀왔다. 미 시장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 자산을 보유할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 안전하고 이자도 많이 주는 미국으로 자금을 옮기기 위해 원화를 팔고 달러를 매수하며 원화 가치는 하락해왔다.

하지만 최근엔 내외금리 차보다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환율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적으로 달러 강세를 유발할 재료가 잇따르고 있지만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이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네고 물량이 꾸준히 나오면서 환율 상단을 막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역대 처음으로 1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동기 대비 83.5% 급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워낙 견고한 반도체 수출로 인해 유입되는 달러가 많다”며 “최근들어 환율이 1340~1390원의 좁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투기 세력도 크게 베팅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이 전무했던 건 아니다. 2004~2006년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리던 시기에도 미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2004년 1200원대에서 2006년 900원대로 하락했다. 중국의 고성장과 글로벌 교역량 증가로 신흥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최근 환율은 그동안 통용돼 왔던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올 상반기까진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156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으로 인해 달러 수요가 급증한데다 이 때문에 수출 기업들이 원화 환전을 늦추면서다. 갈수록 개인과 외국인의 증권 투자나 기업의 달러 환전, 연기금의 해외 자산 배분 등 수급적 요인이 환율 수준을 결정짓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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