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만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이 흑자를 내려면 상당한 초기 투자와 안정적인 공연 수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여행·관광 산업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가 발간한 ‘5만 석 대형 공연장 건립의 재무적 타당성’ 보고서에 따르면 5만 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이 흑자를 내기 위해서는 연간 36회 공연과 180만 장의 티켓 판매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공연시장은 2022년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만 석 이상 대형 공연장의 티켓 판매액은 2022년 1802억원에서 2025년 532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수요에 비해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1만명 이상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실내 시설은 6곳에 불과하며, 이들 모두 2만석 미만이다. 수도권 주요 공연장의 가동 여력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대형 공연장 'K컬처 아레나' 건설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5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대형 돔 1곳과 중형 돔 1곳을 2034년까지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고서는 공연 수요 4단계와 수익구조 3단계로 총 12개의 5만석 공연장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공연 수요는 판매 가능한 좌석 비율과 실제 판매율을 각각 80~100%로 가정했고, 수익구조는 저가·표준·프리미엄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고양종합운동장 실적 기준 시나리오와 대규모 공연 개최 실적을 키운 시나리오 모두 수익구조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 가능 조건으로는 연간 36회 공연과 180만 장의 티켓 판매가 전제됐다. 평균 티켓 가격 17만6000원, 관람권 수수료율 10%, 부대사업 수입률을 대관 매출의 50%로 가정하면 연간 총수입이 약 537억원, 영업이익이 약 130억원으로 추산됐다.
초기 투자 부담도 크다. 5만석 규모 공연장의 건축비는 약 6010억원, 서울 지역 평균 부지 매입비는 약 1조2072억원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초기 투자금 회수다. 공공부지 제공과 건축비 60% 재정 지원을 전제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적용해도 세전 프로젝트 내부수익률(IRR)은 9.5%에 그쳤다. 수요 감소와 운영비·건축비 상승 등을 반영하면 IRR은 3.0~8.7%까지 낮아질 수 있다.
보고서는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국내외 기획사와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해 공연 일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명명권과 식음료(F&B), MD, 프리미엄 서비스, 관광 연계 등 부대 수익원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
나아가 입지를 정할 때는 수요뿐 아니라 교통·숙박·상권·소음 문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형 공연장을 단순 시설이 아니라 콘텐츠와 교통, 관광, 상업을 결합한 플랫폼으로 접근해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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