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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서 中 추격 막으려면 기술 초격차뿐…세제·인프라 지원 절실"

입력 2026-10-01 18:03  

"AI 시대서 中 추격 막으려면 기술 초격차뿐…세제·인프라 지원 절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중국에 액정표시장치(LCD) 분야를 내주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격차도 좁혀진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붐으로 로봇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장이 열리고 있어서다.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고 AI 전환(AX)으로 제조 혁신을 일으켜 중국과 기술 격차를 벌리려면 정책 지원이 필수라는 주장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산업안보가 된 디스플레이, AI로 이끄는 초격차’라는 주제로 이같은 내용의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는 세제 혜택과 인프라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허철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이월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하고, 일몰기한을 폐지해 안정적으로 운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투자 인프라를 적극 구축하기 위해 생산시설 건설 관련 인허가가 빠르게 처리되고,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가 제때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사장은 “폴더블·슬라이더블 등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도 잠재 수요를 보고 적극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격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려면 국가 차원의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업의 투자금액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직접환급제’를 제안했다. 이한구 LG디스플레이 그룹장은 “장치산업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를 한 해에 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내는 경우가 있다”며 “법인세에서 차감하는 현행 세액공제 시스템으로는 적자가 난 해 환급금을 받을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한 해 직접 환급해주는 제도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그룹장은 “정부가 서울에서 거리가 멀수록 재정 등 지원을 해주는 ‘지방우대지수’도 설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 사업장과 협력사들이 있는 파주와 연천은 서울과 물리적 거리는 멀지 않지만 북한 접경 지역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달라”고 요청했다.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추격으로 위기를 맞은 대표적인 산업이다. LCD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중국이 67%로 이미 절반을 넘겼다. 한국은 고급형 OLED로 차별화해왔지만 현재 중국과의 OLED 기술격차도 1년여 수준으로 좁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크로 LED 시장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비해 후발주자로 꼽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AI 시대로 디스플레이 신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마트폰과 TV 뿐 아니라 스마트글래스와 로봇,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AI 관련 산업에서 디스플레이가 필수 부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철종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센터장은 “기존에는 밝기와 해상도, 화면 크기 등이 디스플레이 경쟁의 중심이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고, 무게가 가볍고, 전력을 많이 소비하지 않고, 실제 사물과 공존할 수 있는(투과율이 높은) 디스플레이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투자하려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중국과 속도전을 벌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AI가 기업들의 생산성 혁신을 일으켜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국내 주요 업체들은 이미 업무 현장에 AI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I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소재를 설계하고 불량률을 낮추는 등 생산공정을 고도화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자체 개발한 AI를 활용해 패널 엣지를 자동설계해 기존에 1개월간 걸리던 소요 시간을 8시간으로 대폭 감축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중소·중견기업들은 AI 전환이 쉽지 않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상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무는 “국내 중소 디스플레이 기업 가운데 AI 활용 경험이 전혀 없는 기업이 33%”라며 초기 자금 및 컨설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우혁 산업통상부 첨단산업정책관은 “디스플레이 기술 초격차를 지키기 위해 산업기술 보호 부문의 허점을 개선해 기술 보호 수준을 높이고 인력 양성에도 힘쓰겠다”며 “첨단방산, 휴머노이드 등 고부가가치 융합 사업을 적극 발굴해 시장 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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