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추론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내년부터 가격과 출하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강한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해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까지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0~15%, 낸드플래시 가격은 +15~20% 추가 상승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특히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AI) 추론 수요의 빠른 확대에 힘입어 SSD 비트 수요도 전년대비 8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KB증권은 내년 HBM의 가격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 본부장은 "마이크론은 내년 HBM 공급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통상 1년 단위의 장기 고정가격 계약이 체결되는 HBM은 그동안 범용 D램의 가파른 가격 상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지만 내년 계약부터는 높아진 메모리 가격과 타이트한 수급이 HBM 가격에 본격 반영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 HBM, 올해년범용 메모리가 성장을 주도했다면 내년에는 HBM과 범용 메모리의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가 동시에 전개되는 전방위적인 성장 국면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KB증권은 또 내년과 2028년 메모리 수급 상황은 올해보더 더 타이트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 구글 제미나이 4 아르곤 등 프론티어 AI 모델은 에이전트 AI와 범용인공지능(AGI)을 중심으로 AI 성능의 상단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동시에 중국의 고효율 AI 모델은 낮은 추론 비용을 기반으로 AI 서비스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신규 사용자와 사용 빈도를 빠르게 확대할 전망"이라고 점쳤다.
그러면서 "프론티어 모델의 고성능화와 효율형 모델의 대중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토큰 단가 하락과 사용량 증가가 맞물려 전체 AI 연산량과 토큰 소비는 구조적인 급증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본부장은 또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과 2028년 메모리 수급이 올해보다 한층 더 타이트해질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신규 클린룸과 팹 증설에는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반면, HBM 중심의 생산능력 확대까지 병행되면서 급증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 증가는 극히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따라서 내년 메모리 시장은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강력한 상승 사이클의 가속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최선호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시한다"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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