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9440억원어치를 매각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거래 구조를 문제 삼고 나섰다.
포럼은 6일 논평을 통해 내년 정기 주주총회부터 강화된 ‘3%룰’이 적용되는 만큼 매각 상대방과 최 회장 측 사이에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이 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K㈜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2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165만3924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총 거래금액은 9439억9994만원이다.
5440억원 규모 주식은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40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과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거래한다. 거래는 오는 11월 2일부터 시작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취득하는 주식은 68만1431주로, 계약기간은 3년이다. PRS 거래에 따라 해당 주식의 의결권과 배당권은 한국투자증권에 귀속된다.
이번 매각은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SK㈜는 공시했다.
포럼은 불특정 기관이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적인 대량매매가 아니라 전략적 투자자와 특정 증권사를 거래 상대방으로 정한 점에 주목했다.
포럼은 “내년 주총을 앞두고 강화되는 3%룰을 회피하기 위한 거래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3월부터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 등에는 감사위원 선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인정하는 강화된 3%룰이 적용된다. 이번 매각 물량은 발행주식 기준 약 2.3%지만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으로는 약 3%에 해당한다.
포럼은 전략적 투자자와 한국투자증권이 최 회장 측과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합의했다면 공동보유자로 공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상 공동보유자 합의는 서면 계약뿐 아니라 구두 합의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게 포럼의 설명이다.
아울러 포럼은 SK㈜와 SK스퀘어의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 할인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SK하이닉스와 손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중복상장 구조도 축소해야 한다고 했다.
노종원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설립한 미국 투자사의 솔리다임 투자 추진과 관련해서는 창립 주주와 출자자(LP) 가운데 SK 관련자가 있는지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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