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엔드 주거의 경쟁이 집 안에서 도시 전체로 넓어지고 있다. 고급 마감재와 넓은 면적, 조망만으로 고급 주거를 설명하던 시대를 넘어 호텔과 리테일, 오피스, 문화·예술 공간까지 하나의 단지 안에 집약해 일상 자체를 차별화하는 복합개발이 최상위 자산가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글로벌 럭셔리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도 이 같은 복합개발 방식이다. 최상급 호텔을 중심으로 주거와 상업·업무·문화시설을 함께 배치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생태계를 만드는 방식이다. 주거상품의 가치를 건물 한 동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까지 포함해 평가하는 셈이다.
서울에 진출하는 글로벌 럭셔리 호텔들도 이런 흐름을 따르고 있다. 최근 서울 진출을 준비 중인 로즈우드와 아만, 리츠칼튼 등은 호텔만 단독으로 개발하기보다 주거·업무·상업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시설로 들어서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주거시장에서는 호텔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운영 능력 자체가 하나의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 세계 브랜디드 레지던스 시장은 지난 10년간 빠르게 성장했으며, 특히 아시아·태평양에서는 2032년까지 180개가 넘는 신규 프로젝트가 추가될 전망이다. 이들 상품은 컨시어지와 다이닝, 웰니스, 하우스키핑 등 호텔 서비스를 일상에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고급 자재를 사용한 공간보다 오랜 기간 일정한 수준의 서비스와 공간 경험을 유지할 수 있는 운영주체가 최상위 자산가들의 선택에서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서는 용산 유엔사 부지를 개발하는 '더파크사이드 서울'이 이러한 복합개발형 하이엔드를 구현하는 프로젝트로 꼽힌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약 4만4935㎡ 부지에 조성되는 대규모 복합개발로, 하이엔드 오피스텔을 비롯해 호텔과 리테일, 오피스, 문화시설 등이 하나의 단지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단지의 핵심은 각각의 시설을 단순히 한 부지에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연결해 하나의 생활권을 조성한다는 점이다. 단지 중앙에는 약 330m 길이의 보행자 중심 거리 '더파크사이드 웨이'가 조성된다. 뉴욕 하이라인을 설계한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이 조경 디자인에 참여했으며, 주변에는 라이프스타일 숍과 갤러리, 공연·전시 공간 등이 계획돼 있다. 용산공원과 이태원을 잇는 축을 따라 주거와 문화, 소비, 여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다.
'로즈우드서울'도 단지 안에 들어선다. 로즈우드는 세계 주요 도시에서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해온 럭셔리 호텔 브랜드로, 호텔 자체뿐 아니라 더파크사이드 스위트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인 '더파크사이드클럽 by 로즈우드서울'의 운영도 맡는다.
더파크사이드 서울의 첫 번째 주거 프로젝트인 '더파크사이드 스위트'는 전용 53~185㎡, 총 775실 규모의 하이엔드 오피스텔로 조성된다. 모든 호실에 프라이빗 발코니가 적용되고, 일부 타입에서는 용산공원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로즈우드의 서비스와 리테일, 문화시설 등 더파크사이드 서울 전체를 일상의 일부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다.
입주민 전용 클럽에는 프라이빗 다이닝룸과 라운지, 피트니스, 요가 스튜디오, 사우나, 하이드로테라피 풀, 골프클럽 등이 들어선다.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식사와 운동, 웰니스, 휴식을 하나의 단지 안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대규모 리테일 공간과 오피스, 문화·예술 콘텐츠까지 더해지면서 일반적인 주거시설과는 다른 생활 구조를 갖추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복합개발이 하이엔드 시장의 다음 경쟁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위 자산가일수록 시간과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원하는 서비스와 문화를 즉시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고급 주거가 좋은 입지와 고급 마감, 희소한 세대 수를 중심으로 경쟁했다면 이제는 호텔과 리테일, 문화·예술, 웰니스가 하나로 연결된 생활환경 자체가 상품이 되고 있다"며 "복합개발 안에서 서비스까지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는지가 최상위 하이엔드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hyein5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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