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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 오디오북 서비스 180개국으로 확대…한국도 포함

입력 2026-10-08 09:04   수정 2026-10-08 09:32

스포티파이, 오디오북 서비스 180개국으로 확대…한국도 포함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오디오북을 앞세워 글로벌 출판시장 공략에 나선다. 음악과 팟캐스트를 듣던 7억5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제 '책'까지 팔겠다는 구상이다. 아마존 오더블 등이 주도해 온 오디오북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책의 유통과 소비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음악 듣던 7억명, 잠재적 '책 독자'로

스포티파이는 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현재 22개국인 오디오북 서비스 지역을 연말까지 180개국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도 포함됐다. 새로 진출하는 시장에서는 영어 오디오북 35만 종 이상을 제공하고, 스페인어·포르투갈어·이탈리아어·폴란드어 등 현지어 도서를 추가해 전체 오디오북 서비스의 언어 범위를 120개 이상으로 넓힐 계획이다.

대대적인 확장에 나선 배경에는 가파른 성장세가 있다. 기존 서비스 국가에서 스포티파이의 월간 오디오북 이용자는 1년 새 39%, 청취 시간은 32% 늘었다. 추가 청취 상품인 'Audiobooks+' 가입자도 출시 1년여 만에 100만 명을 넘어 연환산 반복매출 1억달러를 돌파했다.

출판업계가 더 주목하는 것은 스포티파이가 데려오는 '새로운 독자'다. 기존 오디오북 앱은 책을 들으려는 사람이 직접 찾아와야 한다. 스포티파이는 반대다.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기 위해 매일 앱을 여는 사람에게 알고리즘으로 책을 추천한다. 실제 스포티파이 오디오북 이용자의 절반가량은 35세 미만이다. 출판업계가 잡기 어려워했던 젊은 독자가 음악을 듣다가 자연스럽게 책으로 넘어오는 셈이다.

스포티파이는 이런 강점을 활용해 책을 '듣는 것'과 '읽는 것'의 경계도 허물고 있다. 종이책이나 전자책을 읽던 페이지를 스캔하면 같은 대목의 오디오북으로 이동하는 '페이지 매치(Page Match)' 기능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출시된 이 기능은 현재 6만 종 이상의 도서에 적용되며, 이용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출근길에는 듣고 집에서는 읽는 식의 '하이브리드 독서'를 겨냥했다.

AI로 제작비 낮춰…한국도 연내 서비스

이번 발표가 글로벌 출판계에 갖는 의미는 시장 규모가 작은 언어권에서 더 크다. 지금까지 오디오북은 녹음·편집 비용이 높아 시장성이 확보된 책과 언어를 중심으로 제작됐다. 작은 언어권에서는 만들어도 팔 플랫폼이 마땅치 않았다. 앞으로는 책 한 권을 오디오북으로 만들면 사실상 세계 어디서든 판매할 수 있는 유통망이 생긴다.

스포티파이는 인공지능(AI)도 이 장벽을 낮출 수단으로 보고 있다. AI 음성 기업 일레븐랩스와 협력해 독립 작가 등이 AI로 오디오북을 제작·유통할 수 있도록 했다. 던컨 브루스 스포티파이 오디오북 파트너십·라이선싱 담당 이사는 "AI를 책임 있게 활용하면 작가와 출판사가 지금까지 제작하지 못했거나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현지어 오디오북을 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출판시장의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독자가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대신 추천 알고리즘이 골라준 책을 소비할수록 플랫폼이 '어떤 책을 발견하게 할 것인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진다.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불거진 창작자 수익 배분 논쟁이 출판계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

한국 출판계에도 남의 얘기가 아니다. 스포티파이는 한국을 연말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국가에 포함시켰다. 구체적인 국내 요금제와 한국어 콘텐츠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에선 윌라와 밀리의서재, 교보문고 등이 현재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8월 국내 월간 이용자가 696만 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막강한 음악 스트리밍 이용자 기반을 앞세운 스포티파이가 가세하면 기존 오디오북 업체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랑크푸르트=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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