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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학습은 ‘공정이용’으로 면책되는가[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입력 2026-10-10 08:01  

AI의 학습은 ‘공정이용’으로 면책되는가[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

생성형 AI의 저작물 학습이 저작권 침해인지 여부에 관한 외국 법원의 판결들이 잇따라 선고되고 있다. 미국 연방지방법원에서는 2025년 6월 앤트로픽(Anthropic)과 메타(Meta) 판결을 통해 생성형 AI(각각 ‘Claude’ 및 ‘LLaMA’)의 학습 단계에서의 저작물 이용이 ‘공정이용(fair use)’으로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반면 독일 뮌헨지방법원은 2025년 11월 독일 음악저작권협회(GEMA)와 오픈AI 사건에서 챗GPT의 학습 단계에서 음악저작물의 가사를 무단으로 이용한 것은 복제권 침해에 해당하고, 모델 내부에 가사가 재현 가능한 형태로 암기된 이상 TDM(Text and Data Mining) 면책 규정도 적용되지 않으며, 그 침해 주체는 사용자가 아니라 오픈AI, 즉 AI 사업자라고 판단했다.

뮌헨지방법원의 위 판결은 동일한 생성형 AI의 학습 단계에 관해 앤트로픽 판결 및 메타 판결이 내린 결론과는 배치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실제로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해당 판결이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주된 근거는 학습 단계에서 사용된 저작물이 AI 모델 내부에 그대로 ‘암기’되어 ‘재현’된다는 데에 있었다. 만약 앤트로픽 판결 및 메타 판결 사안에서도 AI 모델 내부에 원저작물이 ‘암기’되어 출력물에 그대로 ‘재현’된다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면, 그리고 그 점이 소송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되었다면 학습 단계에서의 저작물 무단 이용은 이른바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으로 인정될 수 없었을 것이고 결국 ‘공정이용’이 부정되어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었을 수도 있다.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이 2025년 2월 11일 선고한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 )와 로스 인텔리전스(ROSS Intelligence) 사건 판결은 로스가 개발한 AI가 ‘생성형 AI’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 판결이었다.

피고 로스는 기존 법률문서를 검색해 제시하는 AI를 개발하면서 원고의 서비스인 웨스트러(Westlaw)의 헤드노트(판결 위에 표시되는 주석으로 법리 또는 사실관계에 따른 결론을 설명한 짧은 글)를 무단으로 학습시켰는데 법원은 로스의 AI가 새로운 창작물을 생성하지 않고 단지 기존 법률문서의 검색 결과를 보여줄 뿐이므로 ‘생성형 AI’가 아닌 ‘AI 검색엔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와 같은 이용은 ‘변형적 이용’이 아닐 뿐만 아니라 웨스트러의 시장을 잠식한다고 보아 ‘공정이용’을 부정하고 저작권 침해로 판단했다. 그리고 2026년 9월 29일 미국 제3연방항소법원은 위와 같은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사실 로스 항소심 판결이 1심 판결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는 명확하지는 않았다. 1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 생성형 AI 학습 단계에서의 저작물 이용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앤트로픽 판결 및 메타 판결이 잇따라 선고됐다.

특히 2026년 9월 1일 미국 법무부(DOJ)는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심리 중인 오픈AI 저작권 침해 사건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는 행위는 원저작물이 독자에게 오락이나 지식을 직접 제공하려는 목적과 달리 지능적이고 상호작용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극도로 변형적인 이용(spectacularly transformative)’이자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로스의 AI는 독창적 표현을 생성할 수 없고, 웨스트러의 상업적 대체물을 만들기 위해 학습되었다는 점에서 앤트로픽 판결 사안과는 다르며, DOJ도 이 사건에서는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앞으로의 AI 개발과 활용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되 저작권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저작권법 제35조의 5) 균형 잡힌 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우균 법무법인(유)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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