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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연의 요즘 CEO 경영법] "저 친구 퇴사할거 같은데요"…AI가 먼저 알려준다

입력 2026-10-10 06:00  

[임다연의 요즘 CEO 경영법] "저 친구 퇴사할거 같은데요"…AI가 먼저 알려준다

“5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은 인재풀이 약해 핵심 인력 몇 명이 떠나면 회사가 와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박재현 휴먼컨설팅그룹(HCG) 대표는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소기업 인사관리의 핵심 과제로 인력 이탈을 꼽았다. 그는 “직원이 퇴사한 뒤 빈자리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에 문제가 생기기 전 징후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CG는 초과근무 증가와 연차 사용률 하락 등을 분석해 조직의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인사관리 솔루션에 탑재하며 중소·중견기업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직원의 번아웃과 인력 이탈을 줄이고 협업 문화를 키우기 위해 동료의 기여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자체 솔루션도 사내에서 활용하며 효과를 점검하고 있다.
"신입이 자꾸 그만둔다면?"…AI가 조직 위험 신호 알려준다

HCG는 대기업용 ‘휴넬’과 중소·중견기업용 ‘제이드’를 공급해온 HR 솔루션 및 컨설팅 기업이다. SK·롯데·현대 계열사와 미래에셋증권·하나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박 대표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약 30~40%가 휴넬을 사용한다.

지난 4월 출시한 ‘제이드 4.0’에는 조직의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돕는 AI 기능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인사·근태·급여 등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하던 기존 기능에서 나아가, 데이터를 분석해 조직에서 점검해야 할 문제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예컨대 신입사원을 다수 채용했는데 입사 몇 달도 되지 않아 이탈이 늘거나, 특정 부서의 퇴사율이 계속 높아지면 AI가 이를 위험 신호로 포착한다. 연차 사용률이 떨어지는 동시에 초과근무가 늘어나는 경우에도 업무 부담이 커졌을 가능성을 알리고 점검하도록 돕는다.

직원의 퇴사나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징후를 인사담당자와 경영진이 일찍 살펴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인력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일수록 이 같은 기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기능이 포함된 이후로 중소·중견기업의 제이드 도입도 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4월 제이드 4.0 출시 이후 현재까지 중소·중견기업 대상 신규 구축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HCG는 앞으로 AI가 위험 신호를 알리는 단계를 넘어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AI가 판단하면서 인사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기업들이 인사관리 소프트웨어라는 도구를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업무를 수행한 결과까지 제공받는 방식으로 시장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님, 참 잘했어요"…직급 넘어 칭찬 주고받는다

HCG는 자체 개발한 인사관리 서비스를 사내에서 직접 사용하며 개선점을 찾고 있다. 인사 분야 전문기업인 만큼 자사 직원들이 내부 인사제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놓치고 있는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직원들이 서로의 기여를 인정하는 ‘인정 크레딧’ 제도다. 함께 일하면서 도움을 받거나 동료의 역량을 높이 평가할 때 배지와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촉박한 일정 속에서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협업을 원활하게 이끈 동료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다.

직원 한 명에게 분기마다 주어지는 크레딧은 12개다. 직원들은 이를 동료에게 배지로 보낼 수 있고, 회사는 각 직원이 받은 크레딧을 합산해 개당 4000원씩 분기마다 현금으로 지급한다. 동료의 도움을 인정하면서 커피 한 잔을 건네는 셈이다. 받은 금액을 모아 팀 회식에 보태는 직원들도 있었다.

HCG는 2024년 자사 서비스 고객사 약 100곳에 축적된 피드백 약 20만 건을 분석한 바 있다. 박 대표에 따르면 MZ세대가 동료에게 보낸 피드백에서 가장 높게 평가한 역량은 협업과 팀워크였다. 창의성이나 문제 해결 능력, 성과 지향성 등보다 높았다.

박 대표는 “MZ세대가 개인화됐다는 얘기가 많지만, 실제로는 좋은 동료와 협력적인 동료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며 “일상적인 업무에서 협업과 팀워크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도 이 제도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료들이 주고받은 피드백은 직원 포상에도 활용한다. HCG는 매년 데이터를 분석해 이듬해 1월 창립기념 행사에서 시상하는 ‘올해의 HCG인’ 선정 자료로 삼는다. 상사의 평가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어떤 기여를 인정했는지도 살펴보는 것이다. 대표도 피드백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다.

박 대표는 “한 직원이 동료에게 배지를 보내며 ‘가장 좋은 복지는 좋은 동료’라는 메시지를 남긴 적이 있다”며 “그 한마디에 협업의 가치가 잘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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