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상가건물에서 열린 주방용품 판매 행사에 참석했던 70대 여성 A씨는 이날 사고 당시 상황을 이 같이 전했다. 천장에서 갑자기 마감재가 쏟아지자 현장에 있던 노인들은 황급히 건물 밖으로 몸을 피했다. 이 사고로 38명이 다쳤고 이 중 9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6분께 북구 관음동의 한 4층짜리 건물 2층에서 천장 반자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자는 천장에 설치하는 마감재나 구조물을 뜻한다.
사고는 천장 한쪽에서 마감재가 떨어지기 시작한 뒤 다른 부분까지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벌어졌다. 최초 탈락부터 천장 마감재가 연이어 떨어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초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건물 2층에선 한 업체가 고령층을 대상으로 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는 홍보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현장에선 매트, 냄비, 건강식품, 쌀, 커피 등을 판매 중이었다.
천장이 무너지자 현장에 있던 66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38명이 경상을 입었고 9명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모두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부 고령자는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다.
소방 관계자는 "시민들이 놀라서 대피하다가 건물 잔해에 긁히는 등 다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있던 참석자들도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70대 B씨는 "노인 수십명이 건물 안에 있었는데 머리 위로 천장 마감재가 차례로 우르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씨도 "친구랑 문 쪽 입구에 있었는데 (천장이)내려앉는 거 보고 놀라서 뛰쳐나왔다"고 했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1994년 지어진 지상 4층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이다. 해당 공간은 지난해 3월부터 한동안 비어 있다가 지난 3일 한 업체가 사용계약을 맺으면서 다시 운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물 1층에 있던 식자재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소방 당국은 사고 직후 인력 60명과 장비 14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건물 내부를 수색하고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진행했다. 추가 인명피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붕괴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일정을 협의한 뒤 다음 주 안에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건물주 등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별도의 사고 원인 규명 전담팀 구성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규모 노후 건축물의 안전관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사고 건물의 연면적은 892㎡로 법정 정기 안전점검 의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규모 건축물의 구조물 안전점검에 강제성이 부족한 만큼 건물주 안전교육과 관리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구청도 경찰·소방 당국과 함께 현장 점검 등 후속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이근수 북구청장은 "홍보 행사 중 천장 마감재가 떨어져 난 사고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경찰·소방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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