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벅찬 일이다. 가난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경제 성장을 바라보며 달린 덕분이다. 우리는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수직 상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위를 살피지 않고 가속만 거듭하다 보니 부작용이 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선진국 중 최악 수준인 노인 빈곤율, 자살률, 출생률은 물론이고 양극화 문제도 우리 사회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갈수록 깊어가는 세대·젠더·진영 간 갈등의 골 역시 서둘러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한국경제신문이 ‘한국 사회는 소득 4만달러 시대에 맞는 품격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창간 62주년 기획을 마련한 까닭이기도 하다.
‘소득 4만달러 시대에 걸맞은 사회가 됐나’라는 질문에 고작 15.5%의 국민만이 “그렇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다. “아니다”는 응답은 44.3%였다. 경제는 성장했어도 우리의 ‘알맹이’는 아직 성숙한 선진국이 아니라는 냉정한 자기 평가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정책 및 제도의 신뢰 회복’(42.2%)을 꼽았다. 그다음이 ‘공정한 보상체계 확립’(20.1%), ‘도전과 혁신 문화 확산’(12.5%) 등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정책·제도의 신뢰 회복을 꼽은 비율이 높았는데, 이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반영이자 제 역할을 하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도전·혁신 문화가 확산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우리 사회의 역동성이 그만큼 많이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이번 설문에서 제시된 과제를 차근차근 해결하면서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내딛는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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