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스1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통폐합을 둘러싼 공공부문 노동조합과의 갈등과 관련해 “노정 협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이전·통폐합 결정 자체는 의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과 별개로, 정부와 공공부문 노동조합 간 협의 과정에서 노동부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1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이날 발표한 법무부, 금융위원회 등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세부 계획이 공공부문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노란봉투법에 따른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반도체 팹 건설 계획을 내년도 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공언하자 지난달 3일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내놨다. 삼성전자 노조는 개정 노조법이 노동쟁의 범위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포함했다며 공장 신설·이전 등 사업주의 경영상 결정도 교섭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침은 공장 신설·이전 등 사업주의 경영상 결정 자체는 의무 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공장 신설·이전에 따른 근로조건의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된다면 교섭 및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시행지침에 따른다면 정부가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따른 사용자로서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일방적인 공공기관 지방 이전·통폐합이 근로자의 배치전환과 근로조건 변경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지방으로 가라, 합쳐라, 쪼개라 이렇게 할 때 거부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있겠느냐”며 “배치전환 없는 지방 이전과 통폐합은 세상에 어디에도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노정 협의는 물론이고 당장 교섭 테이블에 올라서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장관은 “공공부문 노동조합과 정부 간에 노정 협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김 장관에게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공무원의 근로조건에 심각한 변화를 주는데, 노동부가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지침을 줬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아직은 지침을 주지 않았지만, 우리가 노·정 교섭을 분명히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날 답변에서 정부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통폐합과 관련한 교섭에 직접 응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노정 협의를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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