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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해리스 전 美부통령, K조선 극찬…"협력 계속해달라"

입력 2026-10-14 14:07   수정 2026-10-14 14:32

카멀라 해리스 전 미국 부통령이 미국의 조선업 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조선업계에 협력을 지속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일방적인 압박의 결과가 돼서는 안 된다며 동맹국 간 상호 신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14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미국의 리더십과 동맹의 미래' 특별강연 및 대담에서 한·미 경제협력을 극대화할 방안을 묻는 질문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해달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은 조선업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며 "이 분야에서 한국이 하는 일은 세계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전날 한국 조선업계 관계자들과 폭넓게 대화했다"며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반도체와 전기차 분야의 대미 투자도 거론했다. 그는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한화큐셀 공장을 방문한 경험을 소개하며 "한국의 기술 투자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여는 상당히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다만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미국의 압박에 따른 결과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담을 진행한 이정민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선임연구위원이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수십억달러를 추가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자 해리스 전 부통령은 "(투자가) 위협의 결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신뢰 관계는 상호적이어야 한다"며 "신뢰를 주고받는 관계는 동맹국 사이를 포함한 모든 의미 있는 관계에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조선업 재건을 추진하며 한국의 투자와 협력을 요구하는 가운데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인사인 해리스 전 부통령도 한국 조선업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한미 조선업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관세와 투자 압박을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 방식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한미동맹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관계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미국이 일정 수준의 영향력을 잃었으며 과거보다 신뢰하기 어려운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동맹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서더라도 수십 년간 쌓아온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동맹국의 신뢰를 되찾기까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관세 조치도 비판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현 대통령이 연합훈련을 변경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는 말로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징벌적 관세와 북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 방식 등을 거론하며 이러한 정책들이 한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뿐 아니라 미국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도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안보협력 강화도 촉구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러시아와 이란, 북한 간 관계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이 한국군의 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간 협력 확대가 역내 안보와 안정에 미칠 위험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의 안보와 번영을 떠받치는 핵심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 서울을 다시 찾은 것은 지금도 그 사실을 믿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국제질서의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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