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한약재로 사용돼 온 참당귀와 황기가 전립선 건강을 위한 기능성 원료로 재탄생했다. 농촌진흥청과 국내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참당귀 황기 추출 복합물(SHPro)’이다. 국산 약용작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전립선 건강 개선 가능성을 확인하고, 세포·동물실험을 거쳐 인체적용시험에서도 배뇨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립선 건강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으면서 수입 원료 중심의 전립선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했다.
최종 유효성 분석에는 84명이 포함됐다. 그 결과 참당귀 황기 추출 복합물 섭취군의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는 12주 후 평균 26% 감소했다. 위약군과 비교해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잔뇨감 항목에서 두 집단 간 차이가 뚜렷했다. 잔뇨감은 소변을 본 뒤에도 방광에 소변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을 말한다. 전립선 비대에 따른 대표적인 배뇨 불편 증상 중 하나다. 참당귀 황기 추출 복합물 섭취군에서는 6주와 12주 평가 모두 위약군 대비 유의한 개선이 나타났다. 참가자들이 직접 평가한 주관적인 증상 개선 정도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배뇨 증상뿐 아니라 전립선특이항원(PSA), 최대 요속, 잔뇨량, 호르몬 수치 등 다양한 지표를 함께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비뇨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인베스티게이티브 앤드 클리니컬 유롤로지’에 게재됐다.
전임상 연구에서는 전립선 비대를 억제하는 작용 기전도 확인했다. 천연물 의약학 분야 국제학술지 ‘파이토테라피 리서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참당귀 황기 추출 복합물은 전립선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확인한 주요 작용 중 하나는 남성호르몬 대사와 관련된 경로의 조절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체내에서 5알파 환원효소의 작용을 거쳐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된다. DHT는 전립선 성장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전립선 비대증과 남성형 탈모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참당귀 황기 추출 복합물이 전립선 세포에서 안드로겐 수용체(AR)와 전립선특이항원(PSA) 등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동시에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작용도 관찰됐다. 동물실험에서는 전립선 비대가 유도된 실험동물의 전립선 무게가 대조군 대비 39% 감소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황기 및 참당귀를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전립선 질환 또는 탈모의 예방, 치료 및 개선용 조성물’에 관한 국내 발명 특허도 확보했다.
기능성 원료는 같은 식물에서 추출하더라도 재배 환경이나 수확 시기, 가공 방식에 따라 성분 함량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원료의 생산 이력을 관리하고 주요 성분의 함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당귀 황기 추출 복합물은 국산 원료의 생산 관리와 유효성분 표준화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남성 건강과 관련된 추가적인 임상 결과도 확보했다. 세브란스병원 등이 참여한 인체적용시험에서는 국제발기부전지수(IIEF)도 함께 평가했다. 12주 섭취 후 참당귀 황기 추출 복합물 섭취군은 발기 기능과 성적 욕구, 성교 만족도 및 전반적인 만족도 등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12주 인체적용시험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별도로 진행된 90일 반복투여 독성시험 등에서도 안전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장기간 인체 섭취에 따른 안전성과 효과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다.
식약처는 전임상 및 인체적용시험 자료 등을 토대로 참당귀 황기 추출 복합물을 ‘전립선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가진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했다.
전립선 건강은 중장년 남성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배뇨 후에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야간뇨와 빈뇨가 반복되면 수면과 일상생활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증상이 심하면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평소 전립선 건강을 관리하려는 수요도 꾸준하다.
천연물 관련 제약업계 전문가는 “국내 약용작물을 이용해 기능성을 검증하고 산업화까지 연결한 참당귀 황기 추출 복합물은 국산 천연물 소재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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