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마빌딩 용도변경, 임차인은 구했는데 구청에서 막혔다

입력 2026-10-20 10:18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꼬마빌딩 용도변경에 숨어 있는 함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몇 달째 비어 있던 2층에 드디어 의원을 개원하려는 임차인이 들어오겠다는 연락이 옵니다. 임대료 조건도 좋고, 장기 계약까지 원합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오랜 공실 고민이 끝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용도변경을 추진하자 구청에서 뜻밖의 답이 돌아옵니다.

“주차대수가 부족해 용도변경이 어렵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가장 안타까운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좋은 임차인을 구해놓고도 정작 건물이 그 임차인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는 사실을 임대차계약 이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입니다.

용도변경은 ‘서류 변경’이 아니라 ‘기준 통과’입니다

많은 건물주분들이 용도변경을 건축물대장의 글자 몇 개를 바꾸는 행정절차 정도로 생각합니다.

사무실을 학원으로, 판매시설을 음식점으로, 근린생활시설을 의원으로 바꾸는 일이 신고 한번이면 끝날 것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바꾸려는 용도에 맞는 건축기준과 관계 법령을 충족해야 합니다. 변경하려는 용도에 따라 허가나 신고, 건축물대장 기재사항 변경 등의 절차도 달라집니다.

필자는 이를 두고 “용도변경은 서류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건물이 새 용도의 시험을 다시 치르는 일”이라고 설명드립니다.

그리고 꼬마빌딩이 이 시험에서 가장 자주 어려움을 겪는 과목은 주차, 정화조, 소방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관문, 주차

용도마다 필요한 주차대수 기준이 다릅니다.

주차장법 시행령 제6조 제4항에 따르면 건축물의 용도를 변경하는 경우, 용도변경 시점의 주차장 설치기준에 따라 변경 전과 변경 후의 주차대수를 각각 계산하고 그 차이만큼 부설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합니다.

건물을 지을 당시의 기준이 아니라 용도변경 시점의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지자체 조례로 기준이 강화되었다면 같은 용도변경이라도 예전보다 많은 주차면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땅이 좁은 꼬마빌딩에 주차장을 새로 만들 공간이 거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일정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면 주차장 설치비용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설치의무를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모든 건물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며, 그 비용이 몇 년 치 임대수익을 가져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다행히 예외도 있습니다.

사용승인 후 5년이 지난 연면적 1,000㎡ 미만 건축물은 일부 용도를 제외하면 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고도 용도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연장·집회장·관람장, 위락시설, 다세대주택·다가구주택 등으로 변경하는 경우에는 이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같은 건물 안에서 용도를 서로 맞바꾸는 경우에도 추가 확보가 면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차장 설치기준이 높은 용도의 면적이 증가한다면 면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같은 건물이라도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임차인의 범위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반드시 먼저 따져보셔야 합니다.

두 번째 관문, 정화조

음식점이나 의료시설 등으로 용도를 바꾸면 기존보다 오수 발생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기존 정화조나 오수처리시설의 용량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시설을 증설하거나 처리방식을 변경해야 할 수 있는데, 오래된 꼬마빌딩은 시설 위치나 대지 여건 때문에 공사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모든 용도변경에서 정화조를 증설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공하수도 연결 여부와 기존 개인하수처리시설의 설치 상태, 변경 후 예상 오수 발생량 등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달라집니다.

공실이 길어진 건물주분들이 반기시는 임차인 중에는 음식점이나 의료기관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업종을 유치할 때 정화조 용량과 오수처리 여건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숫자입니다.

세 번째 관문, 소방

학원, 고시원, 노래연습장, 일정 규모 이상의 음식점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업종은 소방 관련 기준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이 가운데 법령에서 정한 업종과 규모 등의 요건에 해당하면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되어 별도의 소방안전시설을 갖춰야 합니다.

모든 학원이나 음식점이 다중이용업소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업장의 면적과 층수, 출입구 구조, 수용인원 등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상구, 방염 처리, 피난통로 등 해당 업종에 요구되는 안전시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임차인이 영업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지 못할 수 있고, 그 책임을 두고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분쟁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럼 우리 건물은 어떤 임차인을 받을 수 있습니까?”

여기까지 읽으신 독자분들이라면 이런 질문이 떠오르실 것입니다.

공실은 하루빨리 채워야 하는데, 어떤 업종이 들어올 수 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는 불안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순서가 거꾸로 되어 있습니다.

임차인을 먼저 구하고 용도변경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건물이 받을 수 있는 용도를 먼저 확인한 뒤 그에 맞는 임차인을 찾아야 합니다.

건축물대장과 사용승인일, 연면적, 현재 주차대수를 확인해 주차 예외에 해당하는지 따지고, 정화조 용량과 소방 여건을 점검합니다.

이를 통해 지금 상태로 받을 수 있는 업종과 일부 공사를 거치면 받을 수 있는 업종을 구분하고, 그중 해당 상권에서 실제로 가장 높은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임차인을 찾아 연결합니다.

같은 공실이라도 이 순서를 지킨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은 결과가 갈립니다.

한쪽은 계약 해지와 위약금 분쟁을 겪고, 다른 한쪽은 장기 임차인과 함께 안정적인 수익을 얻습니다.



밸류업 처방전

건물의 가치는 어떤 임차인을 받을 수 있느냐로 결정되고, 어떤 임차인을 받을 수 있느냐는 건축물대장 한 장과 법정 기준이 먼저 정합니다. 공실을 해결하는 첫걸음은 임대 광고가 아니라, 건물의 가능성을 정확히 진단하는 일입니다.

배준형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

※ 본 칼럼은 작성자의 의견입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