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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필로폰 압수량 10년 새 5배…미얀마 내전 타고 확산

입력 2026-10-16 08:41   수정 2026-10-16 08:53



아시아에서 필로폰으로 알려진 메스암페타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내전이 이어지는 미얀마에서 생산이 늘면서 동남아시아에서는 가격 하락과 약물 남용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한국과 일본 등 고가 시장으로 향하는 밀수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집계한 지난해 동아시아·동남아시아의 메스암페타민 압수량은 349t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10년 전의 약 5.4배에 달한다. 2024년 기준 이 지역은 전 세계 압수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최대 시장인 태국의 지난해 압수량은 전년 대비 23% 늘었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은 각각 전년의 약 3.7배, 2.6배로 증가했고 인도네시아도 약 80% 늘었다.
미얀마 내전 속 마약 생산 확대
공급 확대의 중심에는 미얀마가 있다. 미얀마·태국·라오스 국경지대인 ‘골든트라이앵글’은 과거 아편 생산지로 악명이 높았지만 1990년대부터 공장에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각성제로 생산의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2021년 미얀마 군사 쿠데타 이후 정부군과 반정부 무장세력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상황은 악화했다. 2023년 10월께부터 소수민족 무장세력이 지배 지역을 넓히면서 마약 판매 수익을 무기 조달 등의 자금원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무력 충돌로 당국의 단속 역량도 떨어졌다.

온라인 사기 조직과의 연결 정황도 드러났다. UNODC에 따르면 올해 1월 미얀마 샨주에서 실시된 대규모 단속에서는 메스암페타민 제조시설 인근에서 온라인 사기 거점이 발견됐다.

원료 공급망은 중국과 인도 등으로 이어진다. 두 나라는 메스암페타민 원료인 전구체 화학물질의 주요 공급국으로 꼽힌다. 중국 윈난성 루이리시를 거치는 경로가 미얀마로 향하는 주요 공급 통로 중 하나로 지목된다. 중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합법적인 산업용으로도 쓰이는 다른 화학물질로 대체할 수 있어 범죄조직의 조달이 이어지고 있다.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은 약물 남용을 부추기고 있다. 태국 쭐랄롱꼰대의 사야몬 연구원은 현지 메스암페타민 정제 가격이 지난 10년간 종전의 5분의 1 수준인 한 알당 30바트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구매까지 쉬워지면서 저소득층과 노동자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방콕 중심부에서 화물열차와 버스가 충돌해 최소 8명이 사망한 사고에서는 열차 기관사의 소변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기도 했다.
한국·일본은 고순도 제품 시장
한국과 일본 등에서는 동남아시아의 저가 정제와 달리 고순도 결정형 메스암페타민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 여객을 통한 각성제 밀수 적발 건수는 73건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압수량은 664㎏으로 93% 급증했다. 올해 7월에는 후쿠오카공항에서 태국인 여성이 운반하던 짐에서 결정형 메스암페타민 약 900g이 발견됐다.

주변국도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태국과 미얀마는 지난 8월 정상 간 공동성명을 통해 각성제와 전구체 화학물질 단속 강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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