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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정 때 43만가구 공급 기회 사라져"…서울시 작심발언

입력 2026-10-16 10:45  

"박원순 시정 때 43만가구 공급 기회 사라져"…서울시 작심발언


서울시가 지난 20년간의 주택 정책을 되짚은 백서를 내놓고 박원순 전 시장 재임기에 약 43만가구의 주택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정비구역을 대거 해제하고 도시재생에 집중한 결과가 현재 서울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여권 일각에서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 책임을 오세훈 시장에게 돌리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과거 정책의 영향을 통계로 반박하는 성격도 담겼다.

백서는 2000년대 뉴타운·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기반 확대부터 2012년 이후 정비구역 해제와 도시재생 중심의 정책 전환, 2021년 이후 공급 기반 복원 과정까지 분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2년 시범 뉴타운 3곳을 시작으로 오세훈 시정 1기에는 뉴타운·균형발전촉진지구 35개 지구와 정비구역 297곳에서 총 30만9000가구 규모의 공급계획이 마련됐다.

상황은 2012년 이후 달라졌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기인 2012∼2020년 당시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약 57%인 389곳이 해제됐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약 43만가구를 공급할 기회가 사라졌다고 추산했다. 서울시는 앞서 공개한 자료에서도 2011∼2020년 해제된 정비구역 389곳의 기존 가구 수 등을 토대로 공급 기회가 약 43만가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해제된 지역 가운데 상당수는 다시 정비사업으로 돌아왔다. 389곳 중 177곳에서 현재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주민 수요가 해제 이후에도 이어졌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구역 해제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도 백서에 담겼다. 해제 지역 중 66곳은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주민 의견조사 없이 직권해제됐고 264곳은 주민 의견조사를 거쳐 해제됐다. 나머지 59곳에는 일몰제 등이 적용됐다.

종로구 사직2구역은 역사·문화적 가치 보존을 이유로 직권해제됐다가 대법원에서 해제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성북구 장위15구역에서는 일부 부재자에게 의견조사 우편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신길1구역은 투표 참여율이 12%에 그친 상태에서 해제가 이뤄졌다고 서울시는 지적했다.

정비사업의 대안으로 추진된 도시재생에도 1조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됐다. 도시재생활성화사업에 약 9110억원,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약 1850억원 등 모두 1조960억원이 들어갔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을 거친 상당수 지역이 다시 정비사업에 나서면서 재정 투입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과거 정비구역 해제의 영향은 시차를 두고 착공 물량 감소로 나타났다는 게 서울시 분석이다. 정비사업 착공 물량은 2016∼2020년 연평균 2만9000가구에서 2021∼2025년 연평균 1만5000가구로 줄었다. 정비구역 지정부터 실제 착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과거의 구역 해제와 신규 지정 위축이 최근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주택 수요 구조도 달라졌다. 최근 15년 동안 서울 거주 인구는 약 18% 감소했지만 가구 수는 약 14% 증가했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인구 감소가 곧바로 주택 수요 감소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앞으로 10년 안에 정비가 필요한 노후주택은 약 193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서울시는 추산했다.

백서는 오 시장이 복귀한 2021년 이후 주거정비지수제 폐지와 신속통합기획 도입, 사업성 보정계수와 현황용적률 인정, 모아주택·모아타운 추진 등을 통해 공급 기반을 복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비구역 지정 건수는 2016∼2020년 77곳에서 2021∼2025년 172곳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서울시는 회복된 공급 기반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해 2031년까지 31만가구를 착공한다는 목표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과거 사례를 정확한 통계와 근거로 기록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을 시민에게 정확히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서울시 주택 공급 정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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