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에서 지원자의 출신 대학을 가리는 '블라인드 평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대만 다른 대학과 달리 가로 형태의 성적증명서를 발급해 서류 외관만으로 출신 대학을 알아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대 로스쿨의 합격자 구성과 성적증명서 양식을 문제 삼았다.
백 의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로스쿨 최종 합격자 152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94명에 달했다. 전체 합격자의 61.8%로, 10명 중 6명 이상이 서울대 출신인 셈이다.
백 의원은 이러한 결과를 언급하며 서울대의 독특한 성적증명서 형식이 블라인드 평가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학들이 주로 세로형 성적증명서를 발급하는 것과 달리 서울대는 가로형 양식을 사용하고 있다.
대학명과 로고 등을 가리더라도 증명서 형태만 보면 서울대 지원자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백 의원은 "서울대는 좀 다르니까, 우리는 특별하니까 형식을 다른 학교와 다르게 꼭 해야 하느냐"며 "딱 봐도 서울대는 서울대인 게 다 티가 난다. 이게 무슨 블라인드냐"고 비판했다.
성적증명서 양식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지만 아직 바뀌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개선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도 건의했다"고 답했다.
서울대 로스쿨 입시에서 정성평가 비중이 40%에 달하지만 구체적인 평가 기준은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평가 방식이 불투명하다 보니 구술고사 등에 대비하려는 수험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백 의원은 "대학이 마땅히 공개해야 할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니 학생들이 돈을 주고 사는 것"이라며 "정보력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입시 준비 과정부터 차이가 난다면 학생들이 이를 공정한 경쟁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유 총장은 정성평가 세부 항목별 배점과 점수 부여 방식 등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요청해서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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