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20~30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부동산 시장이 올 겁니다."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집을 살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까지 주택 매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주택 공급 감소와 대출 부담이 겹치면서 세입자들이 거주지를 선택할 여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투자자 정은숙(메디테라) 씨는 지난 16일 구독자 184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부동산읽어주는남자'에 출연해 향후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전월세 매물 부족을 꼽았다. 정 씨는 부동산 관련 저서 '메디테라의 셀프 입지력' 등을 집필한 인물이다.
그는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건 둘째 치고 아마 매물이 없을 것"이라며 "전세 만기 전이라도 내 집 마련을 하셔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정 씨가 우려한 것은 집값 상승 자체보다 주거 선택지의 감소다. 매매가격이 부담스러워 임대차 계약을 유지하려 해도 정작 거주할 집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선택지가 있으면 '전월세라도 살지 뭐'라고 이렇게 갈 텐데, 지금 전월세라도 살지라는 선택지가 없다"며 "매물조차 못 구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강제 매매로 가야 된다"고 말했다.

직장과 자녀 교육 등 생활 여건 때문에 거주지를 쉽게 옮길 수 없는 경우에는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정 씨는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집을 사거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주택 공급 지표에서도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의 주택 준공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1% 줄었다. 수도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감소 폭은 21.6%에 달한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9월 넷째 주까지 86주 연속 올랐다. 정 씨는 이 같은 공급 여건을 근거로 "앞으로 공급 물량이 없는 시대가 쭉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상승과 대출금리 부담도 주거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정 씨는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를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월급은 그렇게 오르지 않았고 물가는 너무 많이 올랐기에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중 유동성이 늘어날 경우 "물가는 더 오를 거고 금리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대출 규제와 높은 금리가 주택 구매를 어렵게 만들더라도 거주 수요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고 봤다. 그는 "금리가 올라서 못 간다 이러면 지역이 더 외곽으로 밀릴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월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택 매수마저 어려워지면 실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지역과 주거 형태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씨는 이 과정에서 주거 불안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집을 사는 이른바 '생존 매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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