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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늘리자 비급여 시술비 폭등…난임부부들 '한숨'

입력 2026-10-17 16:43  

정부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난임·출산 지원금을 늘리고 있지만 정작 의료비와 산후조리원 이용료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원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난임 시술비 지원 대상이 확대된 지난해 일부 비급여 진료비는 전년보다 최대 52.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난임 시술 관련 주요 비급여 항목의 평균가격 상승률은 2021~2023년 연평균 1~2% 수준이었으나 2024년 들어 크게 높아졌다.

가장 많이 오른 항목은 정자채취 및 처리 비용이다. 2023년 평균 24만2512원이던 가격은 2024년 37만633원으로 52.8% 상승했다. 불과 1년 사이 12만원 넘게 비싸진 셈이다.

같은 기간 배아이식 비용은 28.2% 올랐다. 일반 체외수정과 난자채취 및 처리 비용도 각각 14.2%, 12.9% 상승했다.

가격이 급등한 2024년은 정부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의 소득기준을 폐지한 해다. 기존에는 소득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달라졌지만, 지원 대상이 모든 난임부부로 확대되고 시술 지원 횟수도 늘어났다. 해당 사업은 체외수정·인공수정 시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본인부담금과 일부 비급여 비용을 지원한다.

임신 관련 진료비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정부가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금을 단태아와 다태아 모두 40만원씩 인상한 2022년, '분만기간 초음파' 비급여 평균가격은 6만1850원에서 7만2529원으로 15.2% 뛰었다. 지원 확대 이전 3년간 연평균 상승률인 3.7%의 4배 수준이다.

이전까지 가격이 하락하던 '태아정밀 심초음파'도 2022년에는 6.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 이후 지출하는 산후조리원 비용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확보한 자료를 보면 민간 산후조리원 일반실 평균요금은 2017~2021년 연평균 4.6% 올랐다.

그러나 첫만남이용권이 도입된 2022년에는 상승률이 8.7%로 높아지며 평균요금이 312만3000원을 기록했다. 둘째아 이상에 대한 지원금이 300만원으로 늘어난 2024년에는 11.2% 상승해 367만9000원까지 올랐다.

정부 지원이 확대된 시기와 비급여 가격 상승 시기가 겹치면서 지원금이 실제 가계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가격 상승이 정부 지원 확대 때문에 발생했는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지원금이 늘어나는 시기에 의료기관의 비급여 가격이 함께 상승하고 있다"며 "지원금의 효과가 사실상 상쇄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험공단에 정부 지원 확대가 가격 상승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달라고 요구했다. 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적하신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더 좋은 서비스를 국민 여러분이 누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남 의원은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비급여 항목이 결국 가격을 끌어올려 지원 효과를 잠식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비급여 가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승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난임·임신·출산 관련 비급여 항목을 철저히 검증하고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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