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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는 사람만 줄 섰다"…강남 집주인들 속 타는 이유 [시장톡]

입력 2026-10-20 06:30   수정 2026-10-20 07:13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팔려고 내놓은 집은 늘었지만 거래는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일부 외곽 지역에서는 오히려 매물이 감소했습니다. 집을 팔아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수요자는 거래 성사를 기다려야 하고, 전·월세로 이사하려는 세입자는 연초보다 줄어든 임대 매물 가운데 거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3576건이었습니다. 올해 월별 거래가 가장 많았던 5월 8987건보다 5411건, 60.2% 줄었습니다. 5월에 10건이 거래됐다면 8월에는 약 4건이 계약된 셈입니다.

월별 거래는 4월 8665건에서 5월 8987건으로 늘어난 뒤 6월 5320건으로 감소했습니다. 7월에는 5865건으로 반등했지만, 8월 다시 줄었습니다. 8월 거래량은 올해 1~8월 가운데 가장 적었습니다. 현재 신고된 9월 거래량은 3139건입니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아 거래량은 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래가 위축되는 동안 시장에 나온 매물은 연초보다 늘었습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6577건입니다. 연초 5만7001건보다 1만9576건, 34.3% 증가한 것입니다.

매물 증가는 강남 3구에 집중됐습니다. 강남구는 7122건에서 1만1901건으로 4779건 늘어 서울에서 증가 건수가 가장 많습니다. 서초구는 5837건에서 1만2건으로 4165건 증가했습니다. 송파구도 3351건에서 6673건으로 3322건 증가했습니다.

강남 3구 매물은 합계가 1만6310건에서 2만8576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늘어난 1만2266건은 서울 전체 순증가분의 62.7%입니다. 서울에서 늘어난 매물 10건 가운데 약 6건이 강남 3구에서 나온 것입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동구입니다. 연초 1215건이던 매물이 2881건으로 137.1% 늘었습니다. 송파구가 99.1%로 뒤를 이었습니다. 동작·광진구는 각각 73.4%, 용산구는 72.8% 증가했습니다. 마포구도 1479건에서 2526건으로 70.7% 늘었습니다.

반면 서울 외곽에서는 매물이 줄었습니다. 중랑구는 1932건에서 1407건으로 27.2%, 금천구는 1193건에서 872건으로 27.0% 감소했습니다. 도봉구와 강북구도 각각 25.5%, 23.7% 줄었습니다. 구로구와 노원구는 각각 16.1%, 12.7% 감소했습니다.

강남 3구의 매물 증가 배경으로는 고가 주택의 세 부담 확대 우려와 매수자의 관망이 꼽힙니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보유·매각에 따른 세금을 따져 집을 내놓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재건축 단지에서는 향후 분담금과 사업 일정도 매도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매수자는 대출 제약과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 계약을 서두르지 않아 매물이 거래로 이어지는 속도는 더딘 모습입니다.

외곽 중저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자금 마련이 가능한 주택을 찾는 실수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가 주택보다 대출을 활용하기 쉬운 가격대로 수요가 이동하고, 전·월세 매물 부족과 주거비 부담도 일부 임차인의 매수 검토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강남 3구와 용산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한강벨트에서도 강남 3구로 갈아타려는 가격 조정 매물이 나오지만 대출 제약으로 매수 수요 유입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세제혜택 개편 여부와 금리 부담이 남아 있어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중저가 지역은 매물 부족이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남 연구원은 "성북·동대문·강서·서대문구 등은 대출 부담으로 거래가 둔화했지만 매매와 전·월세 매물이 부족해 매도 호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가격 상승과 대출 부담으로 해당 지역에서도 집을 구하기 어려워진 실수요자가 서울 외곽이나 인접 경기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가격 강세가 주변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월세로 거주하려 해도 선택할 수 있는 물건은 줄었습니다.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연초 4만4424건에서 최근 3만8727건으로 5697건 감소했습니다. 매매 물건이 약 2만 건 늘어난 동안 세입자가 계약할 수 있는 곳은 더 줄어든 셈입니다.

임대차 계약 건수도 감소했습니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만6175건으로 5월 1만8393건보다 12.1% 줄었습니다. 전세는 9167건에서 7874건으로 14.1%, 월세는 9226건에서 8301건으로 10.0% 감소했습니다. 전세 계약 감소분을 월세 계약 증가가 메운 흐름은 아니었습니다.

전·월세 매물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신규 입주 감소와 기존 임대주택의 실거주 전환 등이 거론됩니다. 새 아파트에서 나오는 임대 물건이 줄어든 데다, 세입자가 살던 주택에 매수자가 직접 입주하면 해당 물건도 임대시장에서 빠지기 때문입니다. 기존 세입자가 이사 대신 재계약을 선택하는 흐름 역시 신규 임대 물건이 나오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신규 입주 감소와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 기존 세입자의 재계약이 겹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입주 감소는 새로 나올 물량을 줄이고, 실거주 전환은 기존 임대주택을 줄이며, 재계약은 시장에 다시 나올 매물을 묶어두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요인별 영향의 크기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구조적으로는 입주 감소가, 당장 세입자가 체감하는 매물 부족에는 재계약에 따른 매물 순환 둔화가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사를 앞둔 세입자는 선택지가 좁아지고, 같은 지역과 주거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 높은 보증금이나 월세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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