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 주식에 투자해 한때 평가액을 35억원까지 불렸던 직장인이 레버리지 투자와 주가 급락으로 대부분의 수익을 날렸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빚까지 내 투자 규모를 키웠지만, 두 차례 급락을 겪으면서 주식 투자금이 2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반도체주 투자로 거액의 수익을 거뒀다가 대부분을 잃었다는 직장인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관련 종목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올해 6월에는 주식 평가액이 35억원까지 불어났다.
당시 A씨는 보유 주식을 모두 매도하고 2년 정도 투자를 쉬는 방안도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에 종사하는 만큼 관련 종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이어갔다.
문제는 레버리지 투자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A씨는 올해 5월 초까지 자기자본으로만 주식을 매수했지만, 이후 빌린 자금까지 투자에 활용했다.
투자 방식을 바꾼 데에는 직장 내 성과급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회사의 성과급 지급 방식으로 동료들과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 속상한 마음이 들었고, 이를 계기로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레버리지 투자를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7월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A씨는 반등을 기대하며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지만, 한때 35억원에 달했던 평가액은 7억5000만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손실을 만회하려고 다시 레버리지 비중을 높인 것이 추가 손실로 이어졌다. 지난 10월 또 한 차례 주가가 폭락하면서 강제청산 위기에 몰렸고, 결국 보유 주식을 정리해야 했다.
A씨는 현재 딸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남겨뒀던 약 2억원만 주식 투자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주식 투자로 불린 자산을 모두 잃은 것은 아니다. A씨는 투자 과정에서 일부 자금을 인출해 경기 남부 지역의 부동산 분양권을 매입했다. 이후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약 3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포함하면 전체 자산은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난해 12월보다 약 4억원 늘어난 상태다. 그럼에도 한때 35억원까지 치솟았던 주식 평가액이 급감한 데 따른 상실감은 크다고 토로했다.
A씨는 "한동안 그렸던 장밋빛 미래가 다 날아가 버리니 우울하고 죽겠다"며 "이제는 시드도 딸랑 2억이고 이런 불안한 장에 뭘 할까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큰 수익을 거둔 상황에서도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매도 시점을 놓치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마음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안타깝다", "진짜 남 일 같지 않다", "나도 매도 타이밍을 놓쳐서 아직까지 눈물만 흘리고 있다", "이번 시장은 광기처럼 보여서 못 먹어도 안 들어간다", "탐욕 때문에 익절을 못 한다" 등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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