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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전셋값·월세 동반 상승…시장 변곡점 왔나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입력 2026-10-21 06:30  

집값·전셋값·월세 동반 상승…시장 변곡점 왔나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최근 주택시장 관련 지표에서는 '극단적'이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하는 수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주간 아파트 가격부터 시중 통화량, 향후 입주 물량에 이르기까지 과거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수치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단순한 가격 등락을 넘어 시장의 흐름이 달라지는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파트 가격의 높은 변동성입니다. 최근 경기 화성시 동탄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만에 2.22% 올랐습니다. 통상 주간 상승률이 0.5%를 웃돌아도 시장에서는 상당히 가파른 오름세로 받아들입니다. 2%대 상승률은 단기간에 매수 수요가 몰리거나 거래 가격이 급격히 재평가될 때 나타나는 이례적인 수치입니다.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공급 지표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4년간 서울에 입주할 아파트 물량을 모두 합해도 과거 공급이 많았던 시기의 연간 입주 물량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주택 공급은 계획을 발표한다고 곧바로 늘어나지 않습니다. 정비구역 지정과 인허가, 착공을 거쳐 입주하기까지 통상 3∼5년 이상 걸립니다. 향후 몇 년간 예정된 입주 물량은 상당 부분 이미 정해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공급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입주 물량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반면 주택을 필요로 하는 수요는 줄어들기 쉽지 않습니다. 서울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2030년까지 약 18만가구의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옵니다. 기존 주택이 철거되고 새 아파트가 완공될 때까지 이들 가구는 다른 집을 구해야 합니다.

이주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임대차 시장입니다. 인근 지역의 전세와 월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 일부 수요는 서울 외곽 또는 수도권으로 이동합니다. 한 지역의 정비사업이 주변 전월세 시장뿐 아니라 인접 지역의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시중 유동성도 주택시장을 살필 때 빼놓을 수 없는 변수입니다. 광의통화량(M2)이 빠르게 늘어나면 금융시장과 실물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금도 많아집니다.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면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통화량이 증가했다고 해서 모든 자금이 곧바로 부동산으로 향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리와 대출 규제, 가계의 소득 여건, 투자 심리 등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유동성 지표 하나만으로 집값 상승을 단정하기보다 공급 부족과 금융 환경이 동시에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지금 시장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매매가격과 전셋값, 월세가 함께 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매매와 전월세는 서로 대체재 역할을 합니다. 매매가격이 부담스러우면 전세에 머물고,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 월세를 선택하는 식으로 수요가 이동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택지마다 비용이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가격과 대출 한도에 부담을 느끼고,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은 매물 부족과 보증금 상승을 마주합니다. 월세로 이동한 세입자는 매달 내야 하는 고정비가 늘어납니다. 주거 형태를 바꿔도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지표가 반드시 집값 급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오르면 매수자가 관망으로 돌아서고 거래량이 줄면서 상승세가 꺾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급 부족과 전월세 불안이 지속되면 높은 가격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준으로 굳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변곡점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누적된 공급 부족과 풍부한 유동성, 규제에 따른 수요 이동 등이 쌓인 상태에서 금리 변화나 대출 규제, 특정 지역의 신고가 거래와 같은 방아쇠가 더해지면 시장의 방향이 빠르게 달라집니다.

최근 나타난 극단적인 수치는 시장의 균형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작은 정책 변화나 투자 심리의 변화만으로도 가격과 거래량이 크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상승과 하락 가운데 한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정책 역시 단기적인 가격 움직임만 보고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세제와 금융 규제는 시장 과열을 억제하는 역할이 있지만 거래를 지나치게 위축시키거나 실수요자의 이동을 막는 부작용도 점검해야 합니다. 재건축·재개발은 안전과 공공성을 확보하되 불필요하게 사업 기간을 늘리는 절차가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급 계획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는 일입니다. 공공과 민간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정비사업 이주 시기와 신규 입주 물량을 세밀하게 조율해야 합니다. 임대차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기적인 수급 충격에 대비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주택시장이 정말 변곡점에 들어섰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과 공급, 유동성 지표가 동시에 이례적인 수준을 보인다는 사실만큼은 가볍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비관하는 태도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읽는 일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美 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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