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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달러 쏟는다더니"…美 AI 데이터센터 47곳 '제동'

입력 2026-10-19 09:25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에만 대형 프로젝트 최소 47건이 지연되거나 철회·저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막대한 설비투자를 예고했지만 전력 확보와 인허가, 자금조달 문제로 실제 건설까지 이어지는 사업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 최소 47건 차질…실현 가능성 35%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규제정보업체 레그레이어(RegLayer)는 올해 미국에서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최소 47건이 지연되거나 철회·저지된 것으로 집계했다. 대규모 AI 연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잇따라 발표됐지만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미국의 모든 데이터센터 사업을 조사한 결과가 아니라 주요 대형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집계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이달 미국에서 계획된 데이터센터 건설사업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비중을 약 35%로 추정했다. 발표된 투자계획과 실제 완공 가능한 시설 규모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다만 나머지 65%가 취소됐거나 앞으로 모두 무산된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가 지난달 공개한 스테인 반 니우어버그 컬럼비아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2025년부터 2032년까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네트워크·반도체 등에 투입될 투자액은 약 10조3000억달러로 추산됐다. 연평균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63%에 해당하는 규모로, 연구진은 과거 철도와 고속도로, 통신망 건설 당시보다 경제 대비 투자 비중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전력망·인허가에 금융비용까지 부담
데이터센터 건설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전력망 연결과 설비 확보, 지역사회의 반발 등이 꼽힌다. 데이터센터는 부지와 건설자금을 확보하더라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동하기 어렵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지역 전기요금, 용수 사용 문제를 둘러싼 주민 반대도 이어지고 있다.

자금조달 환경도 부담이다. AI 인프라 사업자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외부 차입을 확대하는 가운데 금리 상승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을 부담한 뒤 장기간에 걸쳐 수익을 회수해야 하는 사업 구조상 건설 일정이 늦어지면 금융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AI 인프라 투자자금 조달 방식이 빅테크의 자체 현금흐름 중심에서 합작투자와 사모대출, 특수목적법인(SPV) 등을 활용하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 위험과 잠재적 채무 부담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연구진은 현재 상황을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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