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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고, 진단하고, 해결한다…나를 꿰뚫는 '맞춤형' 전성시대

입력 2026-10-20 15:56  


기술 혁신과 사업구조 개편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접목해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가 하면, 축적된 기술력과 고객 기반으로 새 시장을 개척하기도 한다. 사업 영역을 무작정 넓히기보다 수익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움직임도 있다.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 위축 등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혁신의 방향도 다변화한 모습이다.


바디프랜드는 마사지체어 기업에서 AI 헬스케어 로봇 기업으로 변신했다. 독자 개발한 ‘로보틱스 테크놀로지’를 앞세워 마사지체어의 기능을 전신 움직임과 맞춤형 건강관리 영역으로 확장했다. 지난 3월엔 발목과 고관절까지 움직이는 웨어러블 AI 헬스케어 로봇 ‘733’도 출시했다. 생성형 AI를 접목한 ‘퀀텀AI프로’와 ‘다빈치AI프로’는 사용자의 음성 요청을 이해해 마사지 부위와 강도, 속도까지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기술력을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데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기술 수출을 포함한 해외 실적은 약 450억원으로 2023년의 약 4배로 증가했다.

웅진그룹은 사업 다각화에 이어 경영 내실을 다지는 유형이다. 지난해 웅진프리드라이프 인수로 사업 기반을 확대한 데 이어 올해는 재무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4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2% 증가했다. 6월 말 차입금 및 사채 잔액도 지난해 말보다 827억원 줄었다. 그룹의 주력인 교육 사업에서도 변화가 보인다. 웅진씽크빅은 지난 9월 AI 독서 성장 솔루션 ‘KRS’를 선보이며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아이의 독서력과 성향을 진단해 맞춤형 독서 방향을 제시하는 서비스다.

물류업계의 한솔로지스틱스는 고객사의 물류 운영 전반을 진단한 뒤 개선하는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운송·보관을 넘어 산업별 특성에 따라 물류체계를 설계하고 실제 운영까지 책임지는 제3자 물류(3PL)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와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등 다양한 산업에서 축적한 경험이 경쟁력의 기반으로 꼽힌다. 회사는 중국에서 구축한 배터리 물류용기 렌털·회수·세정·보관 서비스를 미국으로 확대했고, 물류현장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는 안전관리 역량도 컨설팅에 접목했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판로를 넓히는 상생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대표 지원 사업인 ‘일사천리’를 통해 상품 기획부터 품질 관리, 마케팅까지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전통시장의 온라인 진출을 돕는 ‘시장가자-고(GO)’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참여 전통시장에서 판매된 상품 매출만 약 5억6000만원에 달했다. 단순히 판매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발굴과 교육, 마케팅을 결합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DX)과 자생력 확보를 지원한다.


67년 역사의 종합가전기업 신일전자는 소비자의 생활공간과 사용 환경을 세분화하는 제품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덜면서 필요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데울 수 있는 ‘에코 팬 큐브히터’가 대표적이다. 주변 온도에 따라 난방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갖췄고, 스탠드형과 테이블형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함께 선보인 ‘스마트 욕실 온풍기’는 난방과 건조, 송풍 기능을 결합해 사계절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교원그룹의 생활가전 브랜드 교원 웰스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기존 주력 제품을 넘어 고객의 건강한 일상 전반을 관리하는 ‘웰니스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현재 정수기, 비데, 식물재배기, 매트리스, 건강기능식품 등 25종의 품목을 운영하면서 약 100만 개의 관리 계정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좌욕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비데 ‘스파원’, 수면 환경을 개선하는 침구 제품 등을 선보였다. 전문 인력이 고객의 집을 방문해 욕실을 관리하는 ‘웰스 코팅 365’도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신청 1만 건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혁신이 꼭 첨단기술 개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방식부터 서비스 고도화, 사업구조 재편, 협력사와의 동반성장까지 혁신의 형태는 다양했다. 기존 사업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연결하고, 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기업의 지속 성장에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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